태어나 인간답게 살다 가는 것이 최고의 가치

2010-09-16     영광21
살다보면 실제로 별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극단적인 생각을 할 때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분명히 저것은 잘못돼어서 벌을 받아야 하는데 벌을 받지 않는다. 또 다른 것은 반드시 잘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벌을 받으면서 병신 아닌 병신으로 취급을 받는다.

이런 경우 우리는 답답하다 못해 숨이 막힌다. 주관적 판단으로서가 아니라 냉정한 객관적 판단인데도 그런 일을 접하고 나면 당혹하거나 분통이 터진다. 눈 뜨고는 보지 못할 상황인데도 자신들이 옳다고 양심세력에 맞대응을 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면 서로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에 서로 의견이 어긋날 수는 있다. 그렇다고 인간사회의 보편적인 가치까지 몹쓸 낙서나 어설픈 넋두리 정도로 여기는 가진 자들의 만용은 도저히 용서가 되질 않는다.

이와 같은 꼴불견을 보고 있자니 차라리 이 세상에 내가 없으면 될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피안으로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죽고 사는 것은 엄연한 하늘의 뜻이다 보니 주어진 목숨을 억지로 끊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차분히 들여다보면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무맹랑한 일을 해주라는 것이 아니다. 전체 인구비율로 치면 얼마 되지도 않은 지체 높으신 분(?)들과는 다른 세상을 사는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적어도 지도자라는 족속들이 국민에게 모범을 보여줬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요구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드러났듯이 평범한 국민들은 언감생심 꿈조차 꿀 수 없는 범죄를 저질러놓고도 ‘송구스럽다’ ‘죄송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애매한 말로써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했던 작자들을 보면서 뺨이라도 한대 후려치고 싶을 정도로 욱하는 감정이 용솟음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지체 높으신 분들이 법을 어긴 것은 대수롭지 않을지 몰라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에게는 건너기 힘든 강이나 넘기 힘든 산처럼 커다란 고통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나 장관을 하겠다고 나서려면 일반 국민들에게 위화감을 주지는 않았어야 한다. 아직도 국민들을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취급을 한 그들은 바로 중증 정신병자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른바 똑똑한 사람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이론을 갖다 붙여 자기 논리에 취해 있거나 스스로 거기에 만족하고자 한다. 이와 달리 보통사람들은 운명은 운명인가 보다 하고 그저 거역을 포기하고 살아간다. 사람은 조물주가 아니기 때문에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판가름할 수 없다. 그래도 지체 높으신 분들에 비해 보통사람들의 삶이 훨씬 순수하다.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답게 살다 가는 것이 최고의 가치라면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들은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져야 마땅할 정도의 죄를 지었다 해도 무방하다.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잘하면 존경하지 말라 해도 주민들은 다투어 존경하게 될 것이다. 국회의원을 필두로 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제발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지역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겸허하게 듣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