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정치에 의한 정보독점은 이제 그만
2010-12-09 영광21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이 참여해 집단 지성으로 만들어지는 위키백과에서 착안한 위키리크스는 익명 제보에 의존하지만 자체적인 검증시스템을 통과한 소식만을 사이트에 올린다”라며 “이미 공개된 내용이나 단순한 소문은 다루지 않는다”고 영국 BBC를 통해 위키리크스 대표인 줄리안 어샌지는 밝혔다.
중국 반체제 인사, 기자, 수학자 그리고 미국, 대만, 유럽, 오스트리아, 남아프리카 등의 신진 회사들의 공업기술자들이 위키리크스를 창립했다. 이 단체를 발족한 한해동안 이 사이트에서는 120만건이 넘는 문서들이 계속 갱신됐다. 2009년 12월 자금조달의 문제로 모든 작동을 일시적으로 중지했다가 2010년 2월3일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고 다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은밀히 이뤄지는 외교가의 속살을 드러내기 때문에 관련자들은 참으로 곤혹스럽고 화가 나겠지만 하나하나가 다 민감한 내용을 다룬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비밀의 방안에서 망설임없이 털어낸 속내들이 어느날 갑자기 발가벗겨지기 때문에 파장이 크다. 많은 문제점과 부작용을 강조한다는 핑계로 미국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대한 반성은 커녕 어떻게든 위키리크스 운영자를 손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관련이 있는 나라들이 그렇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 모습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외교안보나 국가이익과 관련해서라면 어떤 일을 해도 괜찮다는 식의 마구잡이식 일방통행이 저변에 깔렸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자면 소통이 없고 외부감시가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위험이 있다는 의미다.
물론 외교안보와 관련된 일을 공개적으로 할 수는 없다. 알려지면 더 복잡하고 민감한 현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상 보통사람들이 다 알 필요가 없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래서 외교안보 현안은 통상 비밀주의 관행으로 인정된다.
그렇기에 외교안보와 관련된 정책을 결정짓는 관련자들은 대중을 의식하고 책임있는 자세가 요구되는 것이다. 현안과 관련된 언행이나 결정 등이 언젠가 공개되더라도 대중의 이해를 구하고 대중을 납득시키는데 모자람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못해서 실패한 역사적 사례를 우리는 무수히 봐왔다. 1차 세계대전 당시 강대국끼리 전후 영토분배를 거래하면서 비밀외교의 문제점이 부각된 사례가 그렇고 베트남 전쟁의 실상이 언론에 폭로된 사례도 여기에 해당한다.
결국 아무리 중요한 국가이익과 관련된 것이라도 더 이상 정보의 독점이나 비밀주의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위키리크스 폭로가 던져주고 있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말처럼 공직자들은 언행에 특별히 신중에 신중을 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