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화재예방 앞장선 영원한 소방인

서경진 / 전 영광군연합의용소방대장

2010-12-23     박은정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철이다. 겨울하면 매서운 찬바람과 흰눈이 제일 먼저 연상된다. 하지만 겨울추위와 함께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화재.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특정한 계절과 상관없이 발생하지만 그래도 유독 겨울철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기정된 사실이다.

관계공무원을 비롯한 기관·사회단체에서의 산불예방활동이 한창인 가운데 화재예방의 주역으로 활동해 온 서경진(74)씨를 물어물어 찾아갔다.

한옥문을 제치고 나오는 모습이 칠순이 넘은 나이답지 않게 건장해 보이는 그는 인자함이 넘치는 우리들 아버지의 모습으로 편안한 인상이었다.

한약방을 오랫동안 운영했던 할아버지와 농촌지도소장으로 근무했던 아버지 슬하의 둘째아들로 어려움없이 자란 서 씨는 지금 살고 있는 군남면 포천리 태생으로 중학교까지 군남에서 마치고 광주공업고와 전남대 토목학과를 졸업했다.

당시에는 귀했던 대학을 마친 서 씨는 전공을 살려 직장을 다닐 수도 있었지만 공직생활을 오래한 아버지가 자유로운 사회생활을 권유해 미곡상을 시작, 사업을 순탄하게 유지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는 인생의 굴곡이 있듯이 서 씨도 미곡상을 두고 무리하게 시작한 대형 냉동창고를 이용한 수산물 무역업의 실패로 좌절을 맛봤다.

사업의 재기를 위해 아내와 지금의 터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던중 당시 면장의 추천으로 군남면의용소방대장을 시작한 서 씨는 제4대 영광군연합의용소방대장을 맡아 4회 연임하며 지역의용소방대의 활동을 이끌며 대원들 화합의 주축이 됐다.

“지금은 국가에서도 기본적인 지원이 되고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첨단장비가 갖춰져 있지만 제가 활동할 당시만 해도 물을 끌어올리는 모터와 소방호수까지 자비를 들여 구입해야 했다”며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도 대원들 모두는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지역의 화재예방과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강산이 세번 변한 30여년의 세월동안 지역 화재예방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서 씨는 제한된 연령까지 임기를 다하고 전역해 일상으로 돌아와 아내와 음식점을 꾸려가며 살고 있다.

슬하의 1남5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큰 걱정이 없는 그는 시간날 때마다 사냥을 즐기며 기독개신교 종교생활을 통해 마음의 안식을 얻으며 솜씨 좋은 아내와 평온하게 살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