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쌀값도 제대로 받고 모두 건강해야제”
단지경로당 / 홍농읍
2010-12-30 영광21
법성 홍농 고창공음 가운데 있는 터라 공음방면으로 길을 잘못 들었다 마침 병원갔다 귀가하던 배정희 이장의 마중을 받으며 단지경로당으로 향했다.
을진 간음 단지 등 3개의 자연마을로 모여진 홍농읍 단덕2리는 홍농에서 처음으로 여성이장을 탄생시킨 마을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5년 1월 지어진 이곳 단지경로당은 간음마을에 위치해 있으며 큰 거실을 사이에 두고 어머니, 아버지들 각방이 있고 화장실이 안팎 2곳에 있어 편의를 돕고 있다.
아버지들 방 한켠에는 마을방송을 할 수 있는 방송시설이 한쪽에 위치하고 방도 정갈하게 정리돼 있었다.
웃은 모습이 인자한 박종연 회장(72 사진)은 “우리 마을은 거의 벼농사와 고추 농사가 주를 이루요. 요즘같이 농한기에는 40~50여명이 모여 점심도 먹고 놀기도 하고 그러요”라며 “근디 암만해도 쌀이 제일 싼것 같어. 집사람이 총무를 맡고 있는디 점심에 뭐 특별한 것 하나라도 준비할려고 생태라도 한 마리 살라치면 너무 비싼 것 같아 망설여진다니까. 쌀값이 제 값을 받아야 하는디.”
깔끔한 모습만큼이나 답도 명료했다. 또 영광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영광군지회를 방문해 다퉜던 일화를 들려줬다.
“경로당에 운동기구 하나를 요구했는디 경로당이 많기 때문에 예산이 안된다는 말만 할뿐 대안이 없길래 너무 서운해서 큰소리 치고 돌아왔제”라며 같이 있는 마을사람들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웠었다고.
물론 막무가내로 요구만을 할 수는 없겠지만 중복지원없이 많은 경로당에 혜택이 골고루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보조금으로 난방비 등을 사용하고 알뜰살뜰 가계부를 쓰면서 오늘도 김치찌개 토란나물 생채 등 따뜻한 밥상이 단지경로당에 차려졌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눈에 보이면 먼저 청소도 하고 식사당번도 하면서 함께 해 맘이 편안해 보였다. 그리고 홍농읍이장단과 마을주민들이 한통한통 가져온 김장김치로 냉장고가 가득 채워져 올 겨울 든든한 사랑의 밑반찬이 넘치고 있었다.
“쌀이 제일 싸다”는 어른신들의 소리가 귓가에서 맴도는 가운데 어른신들이 여름내 뜨거운 볕에서 고생한 만큼 농한기라도 편히 쉬면서 건강도 챙기고 많이 웃었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
여성이장의 섬세함과 마을 어르신들의 단합이 돋보이는 단지경로당 어르신들 신묘면 새해에도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