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이 되지 않는 이상한 숫자놀이

2011-01-06     영광21
2011년 새해를 맞아 지난날을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일을 시작한지 벌써 1주일이나 지났다. 흰 망아지가 달리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이 눈 깜박할 동안이라는 뜻으로 세월이 덧없이 빨리 지나감을 비유한 백구과극白駒過隙을 실감나게 한다.

새해를 맞았으니 우선 독자 여러분께 덕담을 한마디하고 넘어가야 맞는 순서일 것 같다. “여러분 모두의 가정과 일터에서 하는 모든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하고 두루두루 건강한 나날이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라고.

정부가 발표한 숫자놀이(?)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 경제는 남북관계의 긴장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성과를 얻었다”라는데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실제로 느끼기에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특히 “신흥국 최초로 의장국을 맡은 ‘G20 서울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크게 부각시켰다”고 하는데 무엇인지는 몰라도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여러가지 자료에 의하면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됐으며 삼성, LG, 현대 등 대표 브랜드를 부착한 전자제품, 자동차, 선박 등이 수출을 주도해 세계 7위의 무역대국으로 부상하는 위업을 달성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없어서 곧이곧대로 믿음이 가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는 낮은 수준인 4∼5%대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실업을 비롯한 고용불안과 서민경제의 어려움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의 가중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대도 정치권이 노는 꼬락서니는 참으로 가관이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과 ‘제 버릇 개 못준다’는 말이 틀림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언제라고 정치권에 큰 기대를 한 적도 없었지만 그래도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노는 모양새는 유치의 극을 달리고 있다. 예로부터 가장 나쁜 정치란 백성과 싸우는 것이라고 했는데 걸핏하면 국민과 소통은 뒤로 두고 강압적으로만 처리하려는 청와대의 처사는 그 중에서도 안하무인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부유해지지만 백성은 날로 피폐해지는 현상이 벌어진다.

우리 경제의 원동력은 제조업 경쟁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교육, 금융, 관광 등 서비스부문과 노사협력과 투명성은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지식산업이 중심이 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교육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금융과 관광분야에서는 과감한 투자와 규제개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첨예하고 냉정한 국제사회의 경쟁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힘을 하나로 모아 상생과 협력 체제를 공고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공부문과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성과에 따른 공정한 분배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제발 올해는 서민들의 얼굴에서 사라져버린 웃음을 되찾아주기를 바란다. 점점 더 획일화되어가는 문화를 지양하고 작은 마을과 골목의 상권까지 장악하려는 못된 작태를 버리고 서로 나누고 섬길 줄 아는 나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