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전화는 삶을 바꿔준 고마운 지지터”
정도연 <영광여성의전화 대표>
2011-01-13 박은정
겨울아침의 쌀쌀함 속에 찾아가 그를 만난 곳은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여성의 복지증진과 가정 직장 사회에서 성평등을 이룩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함으로서 이 땅의 평화와 민주사회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여성인권단체인 영광여성의전화 사무실이였다.
지난해 8월 영광여성의전화 대표로 부임해 5개월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 씨. 그는 지역여성들의 생활상의 문제를 지역에 맞게 풀어내며 지역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여 스스로 실천하고 행동하는 여성의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고민이 깊다.
“지난 2002년 우연히 여성의전화에서 실시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인연이 돼 여성의전화 골수팬이 됐다”는 정 씨는 가정에서 1남1녀의 자녀를 돌보고 남편을 내조하며 살림만 하는 전업주부였다.
함평 월야가 고향인 정 씨는 20대 초반 같은 마을에서 만난 남편을 친정식구들의 반대로 도피하다시피 영광을 찾았다. 이렇게 찾아온 영광이 벌써 31년째.
정 씨는 어린시절부터 아들귀한 딸부잣집 1남8녀의 일곱째로 태어나 언제나 모든 순위에서 밀려나야 하는 차별을 받고 살아야만 했다. 또 어렵사리 시작한 결혼생활에서도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남편의 간섭과 속박으로 항상 마음 졸이며 살았다.
남편은 자유롭게 바깥생활을 하면서 세상을 만끽했지만 정 씨는 늘 울타리 안에 갇혀 생활했다.
이렇게 억압된 생활속에 무거운 그림자가 걷힐 줄 몰랐던 정 씨는 여성의전화를 만나며 그동안 쌓아뒀던 마음의 상처를 털어놓고 치유하며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는 전환의 계기가 된 것.
“여성의전화를 만난 것은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었다”는 정 씨는 “꼭꼭 감춰뒀던 내면의 고통을 훌훌 털어버리고 삶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여성의전화를 많은 여성들이 방문해 밝은 세상을 맞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연히 찾은 여성의전화를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은 정 씨는 상담원자격을 획득했고 평소 글쓰기를 좋아했던 취미활동을 살려 방송통신대학에 입학, 국어국문과를 전공해 4학년 전과정을 마쳤다.
여성운동가로서 여성주의 가치를 추구하며 조직활동가로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 씨는 조직과 자신의 비전을 향한 도전장을 당당히 내놓고 있다.
회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관계를 맺어가면서….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