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농사 으뜸공덕’ 평화상생 위해 기도합니다”
탁혜진 <원불교백수교당 교무>
2011-01-20 박은정
묵향이 그윽한 교당 안에서 만난 탁혜진(62) 교무는 쪽진 머리에 차분한 얼굴로 두손을 합장해 인사하며 반가움을 대신했다.
경남 의령 등에서 개척교화활동에 주력했던 탁 교무는 서울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8년 이곳으로 부임해 왔다.
작은 체구와 다소곳한 인상과는 달리 열성적인 성격인 탁 교무는 교당의 발전과 교도들의 화합을 위해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11년간 진행되고 있는 ‘은혜쌀나누기’ 행사를 통해 지역 소외계층을 돕고 김치가 흔한 겨울철이 아닌 김치재료가 비싼 여름철 김치를 담가 어려운 이웃에 전해 두배의 기쁨을 전달하고 있다.
또 2년째 교당마당을 영화관으로, 교당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주민들을 한데모아 영화를 상영해 교도를 비롯한 주민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탁 교무가 부임해 온 후 교화가 잘돼 교도들이 100여명에 이르며 원불교 최고의 의결기관에서 수상하는 활공상을 수상하는 등의 업적을 남기고 있다.
이밖에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한문공부와 요가를 실시하고 마음의 악을 물리치는 선훈련을 통해 수양을 쌓도록 하고 있다. 또 교도들의 활동을 영상에 담아 보여주고 카페운영을 통해 교당운영 모습을 널리 알리고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물질을 잘 활용하고 마음의 안정을 함께 하는 생활과 힘들고 어려운 농촌생활에서 평화를 얻는 마음공부에 전념하길 바란다”는 탁 교무는 “자신을 낮추는 시간을 갖고 상생의 길을 걷는 세상의 모범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모두 함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전북 익산 기독개신교 집안에서 2남4녀중 셋째로 태어나 교회를 다니던 탁 교무는 19세 때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교무의 교화로 수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 성직자가 된 그는 40년 넘게 희생과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한 성직생활을 추구하며 살고 있다.
구제역과 AI로 살처분된 동물들의 천도제를 준비하고 백혈병을 앓고 있는 지역어린이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펼치며 평화로운 세상과 더불어 사는 삶을 이끌고 있는 탁 교무.
그는 “삶의 여백을 채우는 일에는 서예만한 것이 없다”며 묵향에 취한 취미활동을 즐기며 지역을 위한 일에 전념하고 있다.
“이곳의 임기가 다하면 더 어려운 교당을 찾아 정년을 앞둔 마지막 교무생활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탁 교무는 백수교당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