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고 황량한 세상에 따스한 글 건네고 싶다”
장정희 <영광출신 소설가>
2011-01-30 영광21
<홈, 스위트 홈> 이 책은 영광출신의 작가 장정희씨의 소설집이다. 저녁밥상에 둘러앉은 가족들의 도란도란한 말소리와 웃음소리가 잔잔하게 배어날 것 같은 노란표지의 이 책은 서로의 체온을 나눠가면서도 사람과 세상에 대해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한없이 낮은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따스한 시선이 담겨있다.
장 씨는 책 속의 인물들을 빌어 현실의 살얼음을 녹이는 것은 언제나 낮은 땅에 사는 사람들의 몫으로 표현했고 행복 또한 우리들의 따뜻한 가슴을 맞댄 자리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며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다.
현재 광주대광여고 교사로 재직중인 장 씨는 1995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바람이 있는 집>이 당선됐으며 2003년 소설 <마이트윈스>로 교단문예상 수상, 2004년 문학과 경계에 <주유소>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이후 2009년 펴낸 첫 창작집 <홈, 스위트 홈>이 문화관광부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됐으며 2010년에는 여행에세이 <슬로시티를 가다>를 펴냈다.
지난해 출간한 <슬로시티를 가다>는 아시아 최초이자 한국의 대표 슬로시티로 선정된 완도 청산도, 장흥 유치, 담양 창평, 신안 증도, 하동 악양 등을 여행하면서 쓴 기행에세이집이다. 과학문명의 발달로 ‘빠르게, 더 빠르게’가 최대 미덕이 돼 버린 현대인들에게 장 씨는 깨끗한 환경과 건강한 먹을거리, 공동체적 가치, 순박하고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림처럼 펼쳐 보이고 있다.
“비단행상으로 평생 5일장을 떠돌아 다니셨던 부모님 밑에서 자란 저의 고향은 외로움과 기쁨, 슬픔 등을 안겨준 온갖 감성의 탯자리였습니다”라며 “사춘기의 방황속에서 자주 찾아갔던 불갑사, 두우리 백바위해수욕장, 법성포 등은 지금도 언제든 찾아가고 싶을 만큼 그립고 아련한 곳이고요”라고 말하는 장 씨.
불갑면에서 태어나 영광초와 영광여중을 다녔던 장 씨는 영광에서 보냈던 유년의 기억을 늘 그리워하면서 고향의 정서를 어떻게 되돌려줄 수 있을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
“100명이 한번 읽고 던지는 글보다도 한사람이 100번 반복해서 읽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다”는 장 씨는 자신의 글을 통해 많은 이들이 위로받고 그 책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글을 쓰는 작가로 새해를 밝히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