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농민 “민족농업·식량주권 사수 공동투쟁” 결의

영광지역 4명 6월26~29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농민대회 참가

2004-07-01     영광21
남과 북의 농민 1천여명이 3년만에 금강산에서 다시 만났다. 남쪽의 전국농민연대(상임대표 정재돈 가톨릭농민회장) 소속 농민640명과 북측의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위원장 심상섭) 소속 농민 400여명은 지난 6월26일부터 29일까지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김정숙 휴양소’에서 ‘우리 민족끼리 통일의 활로를 열어나가는 남북농민통일대회’를 가졌다.

전국농민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가톨릭농민회, 한국농업경연인중앙연합회, 한국낙농육유협회, 전국농업기술자협회 등 6개 단체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단체 대표들은 26일 육로를 통해 휴전선을 넘어 금강산을 찾았다.

농민출신인 민주노동당의 강기갑·현애자 의원도 개인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영광지역에서는 이하영 농민회 전회장을 비롯해 김성근 원불교 교무, 김홍연 쌀대책위 위원장, 이재흥 농민회 연대사업부장 등 4명이 참가했다.

통일농민대회는 지난 2001년 7월에 금강산에서 처음 열렸으며, 이번이 두번째다. 1회 대회가 전농과 농근맹만의 사업이었던데 비해 이번 대회는 남쪽의 참여 농민단체가 대폭 확대됐다.

27일 오전 9시 30분 시작된 대회에서 북의 심상섭 농근맹 위원장은 “말로만의 통일이 아니라, 실제로 통일조국을 만들기 위해 나서야 한다”며 “전체 조선민족 대 미국의 대결구조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남측의 정재돈 대표는 인사말에서 “핏줄도, 역사도 하나였던 우리가 제국주의 침략으로 갈라졌다”며 “초국적 자본이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민족농업을 말살시키고, 북한은 봉쇄당해 왔다”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회에 참석한 남·북농민들은 ‘자주통일, 남·북농민들의 연대강화, 민족농업발전과 남녘농민들의 식량주권 사수’ 등의 3개항에 대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대회 참석자들은 북측학생들과 문예단, 남측 노래패들의 축하공연과, 남·북농민들을 섞어 각종 놀이를 벌인 통일민속놀이, 통일노래 춤무대 등의 문화행사를 가졌다.

남과 북의 농민들은 10여명씩 어울려 북측이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했으며, 저녁에는 김정숙 휴양관에서 북측 주최 만찬이 있었다. 대회기간 내내 남북의 농민들은 삼삼오오 얘기꽃을 피우는 한편, 함께 사진을 찍고, 술잔을 기울이며 친목을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