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로부터 받은 은혜 이렇게라도 갚으니 기분이 좋아”

2일, 홍농노인복지센터 어르신들 지난해부터 홍농중 연2회 2명 학생에게 장학금 전달

2011-03-03     영광21
■ 홍농노인복지센터 아름다운 사연
2일 아침나절 찾아간 사회복지법인 난원(이사장 김경옥)에서 운영하는 홍농노인복지시설인 주간보호센터. 홍농읍 신석리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남향의 150㎡쯤 돼 보이는 붉은 벽돌로 지은 정갈한 콘크리트 라멘조건물 1채가 눈에 들어온다.

제법 널찍한 앞뜰에 비닐하우스 3채와 두칸 정도의 콘테이너 사무실이 함께 늘어서 있는 전경이 복지시설이라기 보다는 농촌의 여느 가정집 같은 느낌이다.

이곳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 이듬해인 2009년 2월 문을 열어 법성·홍농지역에서 지체가 부자연스러워 노인성장애 2~3등급 판정을 받은 남녀어르신 14명과 등급판정을 받지 못했지만 홀로 지내는 어르신 등 모두 20여명을 낮동안 보살피고 있다.

“건강하고 착한 손주들에게”
“오늘은 영광홍농중학교 입학식과 2011학년 개학식 행사가 있는 날인데 우리가 초대받아 참석하려고 준비 중입니다”라며 승차대기중인 자치회장인 전순덕(81) 어르신.

골 깊은 주름진 얼굴의 전순덕 어르신은 15년전 중풍을 심하게 앓아 하체마비에 언어구사까지 어눌했지만 “요즘엔 바쁜 세상이라 부모봉양은 자식들도 하기 어려운데 이런 좋은 대우를 받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이젠 어떻게 해서든지 나라와 이웃의 은혜에 보답을 해야 할 텐데…”라고 만족을 표시했다.

이날 홍농노인복지센터 어르신들은 230여명 학생들의 재잘거림으로 시끌벅적한 행사장(체육관)을 찾았다. 어르신들은 진행자의 안내를 받아 행사장 뒤편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어 행사가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되고 마지막 순서인 장학증서 전달을 하기 위해 사회자가 배경과 취지 설명을 했다.

“장학증서 전달배경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광원자력사택 후문쪽에 사회복지법인 난원에서 운영하는 홍농노인복지센터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노인성 장애로 고통 받으시는 어르신 20여명이 국가와 사회의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하고 계십니다. 이 어르신들께서 지난해부터 우리 학교에 장학금을 주고 계십니다.

이분들은 노인성 장애로 고통받으시고 대부분 국가의 경제적 도움으로 어렵게 살아가시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이 국가와 사회의 은혜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시면서 이러한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꿈과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을 맺고 한달에 얼마씩 푼푼이 장학금을 모으고 사회복지법인 난원 김경옥 이사장께서 힘을 보태 지난해부터 매년 신학기, 2학기 2회에 걸쳐 각각 2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자의 배경설명이 장내에 울려 퍼지는 순간 어르신들의 노환으로 일그러진 얼굴표정에 뿌듯한 미소가 번졌다.

어려움속에 배려와 나눔 실천
신체적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홍농노인복지센터 어르신들은 고통과 어려움속에서도 이웃을 향해 베푸는 아름다운 삶을 실천하고 있었으며 비록 크지는 않지만 새싹들에게 꿈과 희망의 씨앗을 뿌리겠다는 소박한 실천이 행사장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남겼다.

‘머리를 드높여 희망이라는 파도를 탈 수 있는 한, 비록 육신의 나이는 80세 일지라도 희망과 열정이 있는 한 영원한 청춘의 소유자일 것이다’라는 글귀처럼 어르신들이 펼쳐온 잔잔한 사랑이 오늘날 나라의 기틀을 우뚝 세운 값진 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