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성 굴비상가 반발 고조 수협 정조준
굴비골농협 “이사회 절차 거쳐 가공판매 중단” … 상인들 19일 상경투쟁
2011-04-14 영광21
일선 조합의 굴비판매문제로 불거진 굴비상인들과 영광군수협의 갈등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되면서 상인들의 반발 또한 점차 고조되고 있다.
수협 임원 선거과정에서 후보자의 자격 무효화로 불거진 수협과 굴비상인들의 갈등은 조합 구성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굴비상인들을 실질적인 경쟁관계로 본 수협의 유권해석이 문제의 발단이 됐지만 전선은 굴비판매사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수협과 굴비골농협 전반으로 넓혀졌다.
이러한 가운데 법성면 지역 내부에서 농협과 수협을 상대로 항의집회를 열며 굴비판매사업 중단을 요구하던 굴비상인들이 13일부터는 영광읍으로 진출해 수협을 상대로 한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법성지역은 지역현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간 단합이 일정 한계가 있었다는 내부 평가가 있어왔다. 그러나 요근래 조합들의 굴비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부상한 이후 주민들간에 높은 응집력을 보이고 있다. 13일 영광군수협 본점에서 열린 집회에도 200여명의 상인들이 집결했다.
이와 관련 굴비상가 A씨는 “조합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인데 소상인들의 판매처를 잠식하면서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굴비상가 B씨는 “경제사업을 핑계로 뒤늦게 굴비사업에 뛰어든 수협과 농협이 조합원들을 경쟁관계로 본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우리 상인들에게는 굴비사업이 유일한 생계수단”이라고 항변했다.
특히 이날 영광군수협에 이은 굴비골농협에서 열린 항의집회는 당초 예상과 달리 농협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혀 굴비판매를 둘러싼 갈등은 수협으로 집중될 공산이 커졌다.
이날 굴비골농협 김남철 조합장은 굴비상인들에게 “기존 시설 및 인력이 배치돼 있어 단시간에 굴비판매와 관련된 모든 것을 중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사회 등의 승인을 받아 상인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영광군수협 김영복 조합장은 “굴비 원자재에 대한 지원방안 등 타협점을 찾아 상생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굴비상인들의 반응은 영광군수협의 입장에 대해 높은 불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굴비상가 C모 대표는 “앞에서 말은 상생한다고 하지만 상인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진정성있게 고민해 봤는지 모르겠다”고 비토했다.
수협과 상인들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조합 이사들과 감사, 대의원 등 임원들에 대한 무능론마저 제기하고 있다.
한편 법성면 주민들은 오는 19일 사회단체 대표들로 대표단을 구성, 수협중앙회와 농림식품부 등을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