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삶 그리고 사랑 고운 시로 승화
영광의 문화예술인 50 - 시 홍금란
2004-07-10 박은정
‘마음’이란 시를 통해 시에 대한 고백을 털어놓은 홍금란(45)씨. 그를 여학생들의 재잘대는 수다 소리가 정겨운 교정에서 마주했다. 홍금란씨는 현재 영광여중 수학교사로 재직중이다. 학생들에게 수학을 지도하며 생활속에서 느껴지는 시를 꾸준히 쓰고 있는 문학을 진정 사랑하는 수학 교사이다.
홍 씨는 광주 송정리가 고향이지만 영광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영광과의 인연은 1983년 홍농중으로 첫 발령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원전과 관련된 건설경기의 붐으로 북적이던 홍농일대가 건설이 마감되면서 터전을 빼앗긴 듯한 공허의 아픔을 바라보며 그는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 후 무안 현경고, 구례여중, 장흥중 등지에서 몇년씩 근무를 했지만 그럴 때마다 영광으로 지역을 지원해 백수고, 영광정보산업고 등에서 교직생활을 했다. 영광에 유난히 애정을 많이 갖고 있는 홍 씨는 원자력에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됐고 남편 또한 영광원자력에 오랫동안 근무를 했다.
전교조 회원이기도 한 그는 유난히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학생들과 관련된 내용이 주로 많지만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은 시도 제법 된다. 이렇게 살아가는 주변을 보고 느끼며 희망하는 시를 꾸준히 써오던 그는 백수고 재직시절 정형택 선생으로부터 영광의‘칠산문학회’를 소개받는다.
그 후 2001년 영광정보고에 근무하며 칠산문학회의 회원으로 그는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다른 지역학교에서 생활을 하더라도 영광을 오가며 칠산문학회 활동을 쉬지 않고 열심히 하는 그의 열의를 회원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영광에는 저보다 훌륭한 선배님들이 많이 있고 시를 특별히 공부한 전문가도 아닌 그냥 시를 사랑할뿐이다”며 겸손함을 표시한 홍 씨는 “영광은 교사 생활을 처음 시작하게 해준 곳으로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이다”고 표현하며 영광을 진정으로 아끼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이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설레임으로 가슴속 깊이 자리하고 있다. 홍 씨는 그토록 가슴시린 그리운 첫사랑 영광을 만나기 위해 어느 곳을 가더라도 몇 년을
못 버티고 다시 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지역의 학생들을 열성적으로 지도하며 아름다운 시를 열심히 짓고 있다. 지역에 아름다운 문학의 발자취를 조용히 남기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첫눈 같으면
살아가는 것이 첫눈 같음사
밥 한술 안떠도
슬 한잔 걸치지 않아도
흥얼대는 여유로움에
세상은 살아내기가 쉬울거야
말장난 끊일 날 없는 철새 정치판도
부시의 패권주의 술수도
첫눈의 감격으로 날려보내도
밤새도록
마음 맞는 이와 어울려
막걸리잔 기울이는 세상 같음사
대동 세상이 따로 있겄어
이게 무릉도원이고 낙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