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말 잘 듣는 착한 이장으로 열심히 해야죠”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염산면 상계3리 강상호 이장
2011-05-27 영광21
농촌의 들녘도 하나 둘 어린모가 심어지며 한해의 풍년농사를 기원하고 있다.
이양기에 몸을 실은 농군이 논물을 가르며 모내기가 한창인 염산면 상계3리.
“어이 이장! 이리와 목 좀 축이고 가게나.”
이양기에 모판을 실어주는 논 주인이 길을 지나는 마을이장에게 시원한 맥주 한잔을 권하며 부르는 목소리가 정겹다.
“저도 막 논에다 모를 심고 오는 길입니다”라며 밝게 웃는 강상호(44) 이장.
도시에서 청과물사업을 하다 10여년전 귀향한 강 이장은 3년째 마을일을 보고 있으며 귀농생활에 푹 빠져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3만여평의 논에서 청보리와 벼를 재배하고 3,000여평의 밭에서 고추, 양파, 마늘, 고사리 등을 재배하고 있는 강 이장은 지난 2006년 염산면청년회 제19대 회장을 맡아 지역발전과 주민화합에 앞장섰고 현재는 염산면농민회 사무국장과 염산면이장단 총무, 남계영농법인 대표 등을 맡아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남계, 평촌, 신창, 돌팍재 4개의 자연마을이 모여 사는 상계3리는 140여가구 200여 주민이 살고 있다.
염산면 30개리에서 봉남리 다음으로 두번째 큰 마을인 상계3리는 농토 또한 많아 주민들이 대대로 큰 어려움없이 생활해 마을이 평화롭고 주민정서가 순박한 마을로 통한다.
특히 남계마을은 진주강씨 집성촌으로 주민간 우의가 두텁고 농사를 짓고 사는 젊은이들이 많아 주변 마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강 이장은 “저희 마을은 염산면에서 유일하게 매년 정월대보름 당산제를 비롯한 남녀풍년기원 줄다리기 등 대보름행사를 열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밖에도 젊은 청년들이 매년 어버이날 마을 어르신들에게 꽃을 달아드리고 음식을 대접하며 경로효친을 실천하고 있다”고 마을행사를 소개했다.
여느 마을과 다르게 30~50대까지의 젊은 농업인이 많은 상계3리는 대형농기계를 갖춘 ‘열혈농사꾼’이 넘쳐 마을에 활력이 되고 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강 이장은 “다른 마을에 비해 젊은이들이 많아 다행이지만 그래도 연로한 어르신이 주민 대다수를 차지해 이들을 위한 복지시설이 요구된다”며 “마을도 크고 주민수도 많은 것을 고려해 겨울철과 농번기에도 주민들이 틈틈이 쉴 수 있는 찜질방이라도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도 관계기관에서는 언제나 주민들 가까이에서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현장행정을 펼쳐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3남2녀의 장남으로 바로 아래 동생과 함께 고향을 지키며 농사를 짓고 있는 강 이장은 암말기로 투병중인 아버지와 10여년전 고혈압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가까이에서 아내와 봉양하며 마을효자로 부지런히 생활하고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뭐 있겠습니까? 마을 어르신들 말 잘 듣고 심부름 잘하면 되죠”라며 일손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논으로 향하는 강 이장은 우직하지만 ‘착한이장’으로 주민들의 버팀목이 되고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