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얻은 삶, 주민들과 잘 나누며 살아야지요”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법성면 덕흥2리 이강태 이장
2011-07-08 박은정
담배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대부분의 주민들이 들녘으로 향해 마을이 조용하기만한 법성면 덕흥2리.
“면사무소에 볼일이 있어 잠시 나갔다 오는 길이다”며 시원한 냉수를 권하며 환하게 웃는 이강태(58) 이장. 낯빛이 선하고 순한 그는 지난해 3월 마을이장을 맡아 1년 4개월째 마을을 대표하고 있다.
4남2녀중 장남인 이 이장은 이곳에서 나고 자라 청년시절 서울로 올라가 핸드백 디자인 등을 하며 지냈다. 그곳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 30대 초반까지 객지생활을 하던 그는 25년전 영광으로 귀향했다.
고향으로 내려와 영광읍과 법성면 등지에서 부모가 살고 있는 지장마을을 오가며 50여두의 한우를 사육하던 이 이장은 7년전 탯줄을 묻은 터전을 새롭게 지어 아예 거주지를 옮겼다.
1남1녀의 자녀뒷바라지와 부모를 봉양하며 소를 키우고 논농사 8,000여평과 밭농사 6,000여평을 지으며 단란하게 살던 이 이장은 지난 5년전 간암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골절여부를 확인하러갔다 우연히 알게 된 간암은 서울대 병원에서의 1차 수술과 중국에서의 간이식 수술을 받고 조금씩 건강을 회복해 지금은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렇게 삶과 죽음의 기로를 오가며 우여곡절 끝에 새 생명을 얻은 이 이장은 자신의 기적 같은 삶만큼 마을 또한 소중히 여기며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지장, 지안일, 장전 등 3개의 자연마을로 형성된 덕흥2리는 80여호에 300여주민이 살고 있다.
일반적인 벼농사와 고추, 양파 등의 밭농사를 비롯해 일부 농가에서 인삼, 담배 등의 특수작물을 재배해 생활을 이끌고 있는 이곳은 영광과 법성을 오가는 도로변 쪽에는 굴비상가들이 들어서 있다.
이 이장은 “예부터 우리 마을은 법성관문으로 주민들의 자부가 높다”며 “지금은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일대에서는 따라 올 사람없이 부자였던 이기룡이란 사람이 살았던 마을로 부자마을이라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고 마을을 소개했다.
그는 또 “여느 마을처럼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농악놀이를 펼치고 봄가을 야유회를 다녀오는 등 주민간 화합을 다지고 있다”며 “특별히 내세울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모자랄 것도 없이 주민들이 무난하게 생활하고 민심이 착한 것이 가장 고맙다”고 마을분위기를 자랑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특별히 필요한 사항은 없지만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모정이 없어 요즘 같은 여름철이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아직 부지매입이 원활히 처리되지 않아 일정이 미뤄지고 있지만 행정에서도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조속한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마을주민은 물론 주변에서 굴비가게를 운영하는 상가주인들을 비롯해 외지에 나가 있는 후배들의 도움으로 마을을 이끄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이 이장은 조용하지만 내면속에 감춰진 리더쉽을 발휘하며 다시 얻은 삶을 건강히 가꾸며 주민들과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