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가난해도 마음이 부자입니다”

옥당골 칭찬릴레이 - 안기인 김오례씨 부부 / 묘량면

2004-07-22     박은정
연쇄 살인사건 등 세상이 점점 흉악해지고 서로 서로에 대한 신뢰도 믿음도 사라진지가 오
래다. 이런 각박한 삶 속에 비록 육체적인 장애가 있지만 정신이 건강한 부부 안기인(48) 김오례(46)씨 부부를 묘량면 삼학리에서 만났다.

남편인 안 씨는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팔과 다리가 불편하다. 부인인 김 씨는 20대 초반 염색공장에서 작업 중 사고를 당해 왼쪽 손을 잃어 장애를 입었다. 이렇게 몸이 불편한 부부이지만 언제나 밝고 긍정적으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어 주위에서 그들에게 고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리 어머니가 우리를 데리고 살고 있어요”라며 홀 어머니를 모시고 있음을 전혀 불편해 하지 않는 안 씨 부부의 고마운 표현처럼 일상 또한 적극적인 자세로 알차게 채워가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몸이 불편해 많은 농사를 지을수가 없어 한우 10마리를 키우고 밭농사를 조금씩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

장애가 있어 몸이 불편하기는 해도 이들 부부는 마을어른들의 일손을 오히려 더 앞장서 도
우며 ‘이웃사랑’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어 더욱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으로 주변을 밝게 해주고 있다.

안 씨는 “비록 몸이 불편해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도우려 한다”며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도 장애가 있다는 편견으로 일 자체를 주지 않으려 할 때가 가장 서운하다”고 주변의 소외를 털어놓았다.

이들 부부는 의료비와 생계비 지원을 조금씩 받으며 어려운 생활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러나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1남2녀의 자녀를 씩씩하게 키우며 장애가 없는 정상인보다 더욱 보람되게 삶을 꾸려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이들 부부를 지켜본 같은 마을의 한 주민은 “무엇을 크게 대접해서가 아닌 지나는 마을주민이나 찾아온 손님에게 물 한잔을 내 놓아도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정을 나눠주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다”며 “요즘처럼 정신적인 장애가 심각해 사회가 불안정한 상황에 그들이 보여주는 성실한 삶은 메마른 사회에 값진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고 그들을 높이 칭찬했다.

“우린 가난해도 마음이 부자입니다”라며 함박 웃음을 짓는 이들 부부와의 만남은 푹푹 찌는 여름의 무더위로 지친 마음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그것은 온통 거짓과 배신으로 검게 물들어진 현실속에서 순수하고 정직한 진실함을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