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까지 마을자금으로 다 내놓은 이장은 우리 이장 밖에 없제”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염산면 봉남2리 장화순 이장
2011-07-15 박은정
모내기 등을 끝내고 일상의 여유를 잠시 즐기고 있는 어르신들의 얼굴에 유난히 편안함이 깃든 이곳 마을회관에서 만난 장화순(57) 이장.
들일을 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온 모습에서 씩씩함이 전해지는 그는 3년째 마을 이장을 맡고 있다.
마을부녀회장을 비롯해 면부녀회장을 오랫동안 맡아 마을과 지역일에 남달리 애정을 갖고 활동했던 장 이장은 마을이장으로도 여전히 손색없이 활동해 주민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슬하의 2남2녀를 모두 출가시킨 장 이장은 30대 후반인 20여년전 남편과 사별해 홀로 살고 있다.
사별의 아픔을 마을을 위한 일에 모두 쏟아낸 장 이장은 자신의 사무친 외로움을 지역을 위한 봉사로 환원하며 최선을 다해 귀감이 되고 있는 것.
특히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자녀들 모두 반듯하게 잘 자라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내남, 망구제, 양일, 염전마을 등 4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된 봉남2리는 100여 세대에 19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일반적인 농사를 비롯해 포도밭, 염전, 양어장 등 다양한 일로 소득을 창출하는 봉남2리는 염산면에서는 유일하게 고인돌이 자리해 주민들의 자랑이 되고 있다.
또 임진왜란때 의병장 활동을 펼친 김진붕 의사의 후손들이 살고 있으며 그의 뜻을 기리는 순절유적비가 내남마을 어귀에 자리하고 있어 주민들의 자부심이 높다.
포도밭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김진붕 의병장이 서울이 함락됐다는 소식을 듣고 비통함을 금치 못하며 피를 토하며 사망하자 그가 타던 말도 피를 토하며 목숨을 끊는 충절을 보여 마을에는 유적비가 나란히 두개 세워져 있다”며 “마을이름인 망구제도 당시 나라의 망함을 슬퍼하는 마음을 담은 뜻으로 망국제라 불리다 전해진 이름이다”고 유래를 설명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장 이장은 “마을과 마을을 오가는 솔깃재 도로가 2차선으로 협소해 사고위험에 노출돼 확장이 시급하다”며 “특히 요즘과 같은 장마철에는 봉덕산 자락에서 토사가 내려와 길은 덮치고 도로 양옆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 길이 더욱 좁아져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또 주민들은 “향우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십시일반 보태 건립된 마을회관 안에 화장실이 없어 특히 겨울철에 불편이 크다”며 “노인들의 생활공간이나 다름없는 마을회관에 화장실과 적은 규모일지라도 찜질방이라도 설치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우리 마을 이장은 자기일을 못하는 한이 있어도 마을일만큼은 똑 소리 나게 하지. 워낙 부지런해 마을폐기물을 모아 팔아 마을기금에 보태고 특히 지금까지 받은 이장월급을 마을에 모두 희사했당게”라며 창찬이 끝이 없는 주민들속에 수줍게 웃기만 하는 장 이장.
그는 힘닿는 한 변함없이 마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며 다시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주민들의 안부를 살피러 나섰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