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핵발전소 건설 논쟁 재고돼야 한다
전기부족이란 빌미 뒤의 속내 ②
2011-08-18 영광21
교류가 채택되면서 처음으로 건설한 발전소는 나이아가라 수력발전소였다. 그 이후 1950년 원자력발전이 시작되기에 이르렀고 지금은 풍력, 조력, 태양광 등 다양한 자연친화적인 발전, 즉 재생가능한 발전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발전소는 거의 전부가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발전기는 패러데이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자기장 속에서 코일이 회전하면 전기가 발생되는 힘을 이용한다. 물이 떨어지는 힘으로 발전기를 돌리면 수력발전, 물을 끓여서 생기는 증기의 힘으로 발전기를 돌리면 화력발전, 핵연료로 물을 끓이면 원자력발전이다.
원자력 발전단가 과연 저렴한가
결국 원자력 발전이라는 것은 화력발전이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발전기의 측면에서 보면 화력과 원자력은 동일하다고 할 정도이다. 증기를 발생시키는 에너지가 무엇이냐에 의해 구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의 상당부분을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는데 원자력발전의 맹점은 항상 100% 발전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력 사용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발전량을 수시로 조절할 수 있는 석유, 가스 발전소도 있어야 하는데 원자력 발전에 비해 발전 단가가 훨씬 비싸다고 한다. 즉 원자력발전소는 핵을 찬성하는 측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전력의 ‘기저其底 무슨 일의 기초가 되는 것)’를 담당하는 면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숱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핵발전소의 건설은 재고돼야 한다.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핵발전소를 지속적으로 건설하겠다는 사고는 무조건 수정돼야만 한다.
핵발전소 타발전소와 공존해야
핵발전소가 무서운 것은 한번 시동이 걸리면 멈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가동이 되면 발전단가는 싸다고 하더라도 출력을 조정하기가 힘든 게 핵발전소이다. 그래서 핵발전소의 건설을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력 사용량은 항상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발전량을 수시로 조절할 수 없는 핵발전소뿐만 아니라 발전량을 수시로 조절할 수 있는 다른 발전소들도 당연히 공존해야 한다.
얼마전 모 방송국의 TV에서 방영한 ‘전기를 쇼핑하다’는 제목의 미래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그냥 공급되는 전기를 사용하면 되는데 무슨 쇼핑을 한다는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유난히 추었던 지난 겨울, 전력 사용량이 역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우리나라 전체 발전능력의 94% 이상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은 전기자동차의 개발 경쟁이 뜨겁다. 자동차까지 전기를 사용하게 되면 전력이 부족할 것은 뻔하다.
일본 원전사고후에도 대책 미궁
전기자동차는 매연을 배출하지 않아서 친환경이라고 한다. 그런데 전기자동차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발전소에서 보다 많은 전기를 생산하지 않으면 안된다. 전기자동차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가 있어야 하고, 그 발전소의 형태는 지금껏 우리가 사용한 방법에서 벗어나기는 힘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 뻔하다.
바로 어제 있었던 일 같은데 어느새 4개월을 훌쩍 넘었으나 이렇다 할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에 관한 뉴스를 접하면서 과연 우리나라에서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여간 궁금한 것이 아니다.
일본의 핵발전소 사고로 인하여 전세계는 핵발전소에 대한 찬반 논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 반대하는 쪽의 의견은 위험성과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반해 찬성하는 입장은 핵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이 전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무게를 실으면서 현재로써는 다른 대안이 없지 않느냐고 하는 것이다.
국내 전력 2/5이상 원전 의지
사람들은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이라고 한다. 그러나 전기자동차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연료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해야 한다. 만일 기름이나 석탄을 사용해서 전기를 생산한다면 제 아무리 전기자동차라고 하더라도 친환경이란 이름을 감히 붙일 수 없다. 현재 친환경이라고 부를 수 있는 에너지는 풍력, 태양광, 조력 등이 있는데 아직까지는 발전량이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전기자동차는 매연을 배출하지 않아서 친환경이라고 한다. 그런데 전기자동차를 충전하기 위해서 발전소에서 기름을 사용해 전기를 생산해야 한다면 궁극적으로 친환경이라는 말을 쓰는 것 자체가 무색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의 약 2/5 이상을 핵발전소에 의지하고 있다. 핵발전소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핵발전소가 발전 단가가 낮을뿐더러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도 적기 때문에 현재 상태에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핵발전소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핵 처리비용 고려해도 값싼 연료?
비록 핵발전소의 발전 단가는 다른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에 비해 낮을지 몰라도 핵폐기물의 처리 비용까지 계산한다면 절대 값싼 연료가 아니다. 일찍이 필자가 존경했던 고 이영희 교수께서는 우리 민족은 핵에 대해서 무지하고, 무관심하고, 무감각하고, 무민족적이라고 지적하셨다.
오늘은 숨을 거두기 전까지 민족의 미래를 걱정하다 돌아가신 이영희 교수께서 “핵은 단순히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의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핵무기와의 관계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이 작은 가슴을 휘저어 놓는다.
박찬석 / 본지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