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바른 보급과 문화예술 이끈 대부
한희천 / 전 영광군한약협회장
2011-09-08 박은정
이곳에서 차분히 서예에 열중하고 있는 주인장 한희천(79)씨를 만날 수 있었다.
성황리 개최되고 막을 내린 제35회 군민의 날을 기념해 열린 제15회 한국서예협회 영광군지부전에 작품을 출품한 그의 서예 실력은 오랜 세월 묵향속에서 붓을 잡아온 이답게 아마추어 수준을 넘고 있었다.
백수가 고향인 한희천씨는 중·고등학교를 법성에서 다녔고 서울 동양한의대(현 경희한의대)를 2년간 다니다 중퇴한 후 전라남·북에서 시행하는 국가고시인 한약업사시험에 합격해 영광읍에서 1963년부터 중앙당한약방을 경영했다.
50년 가까운 세월동안 한약방을 경영해온 한 씨는 영광군한약협회장, 대한한약협회 전남지부 총회의장, 중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바른 한약보급과 한약업계의 발전과 권익신장을 위해 열심히 활동했다.
현재 대한한약협회 전라남도지부 명예회장과 중앙회 고문을 맡고 있는 한 씨는 전통한의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주민들의 보건복지 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청춘을 받치며 평생을 약재속에 묻혀 산 한 씨는 올곧게 약방을 운영하면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한약을 무료로 지어주는 등 선행 또한 잊지않고 베풀어 존경받고 있다.
이런 그의 인생에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영광문화예술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우며 영광문화 역사에 하나의 획을 그은 것.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전통문화에 발을 들여 놓게 된 한 씨는 전통민속발굴과 보존, 전승활동과 관련된 각종 문화행사에 참여하며 전통문화사랑에 깊이 빠지기 시작했다.
전라남도 향토문화발굴의원을 맡아 1984년 한국국악협회 영광군지부를 창립해 회장을 맡게 된 한 씨는 영광전통민속보존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영광관람제농악보존회장을 겸하고 있다.
본업이 한약사지만 오히려 전통문화에 관심이 더 많아 지금까지 외도(?)를 하고 있는 한 씨는 잠재된 끼와 욕구를 문화를 발굴하고 지도하며 열정으로 승화시켰다.
또 그가 지도한 개인과 단체들은 전국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국악경연대회에 출전해 많은 상을 휩쓸며 높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와 영광을 널리 알리고 홍보하는데도 크게 일조했다. 더불어 한 씨도 지역문화발전의 공로로 많은 표창을 수상했다.
한약사로 실력을 널리 알리며 지역의 문화발전을 위해서도 일생을 바쳐온 한 씨는 여전히 지역문화를 소중하게 여기는 한약사로 지역을 건강하게 지키고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