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 대상작 / 영광고 김지원
2011-09-29 영광21
구룡목 언덕배기
선산 아래
추석 갓지나
땅콩 캐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쇠스랑에 놀라
쪼글쪼글한 얼굴로
줄기째 우루루 달려 나온다
“고놈들 실하게 잘 여물었다”
호미등으로 살살 달래듯
흙 털어내면
비로소 햇살에 눈이 부시다
펴지지 않는 허리
자식들 입에 들어갈 연분홍 고소함에
하루해가 아까운데
가진 것 없이 다 내어주고
한 잎도 가지지 못한
꽃무릇 연초록 줄기
우리 할머니 닮았다
자식 위한 그 마음
붉은 실타래 엮고 또 엮은
족두리 이고
가을 들녘이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