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평화로운 마을, 항상 행복하게 지켜가야죠”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묘량면 덕흥3리 백경희 이장
2011-09-29 박은정
점점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들녘을 지나 도착한 묘량면 덕흥3리.
이곳은 고추수확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벼수확을 남겨둔 틈새시간을 활용해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체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체조를 배우며 즐거움에 빠져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백경희(46) 이장은 지난 2월부터 마을대표를 맡은 새내기 이장이다.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6학년 등 2남1녀의 뒷바라지와 6만여수의 닭을 키우는 양계장, 7,000여평의 농사를 짓는 남편을 도와 늘 일상이 분주한 그는 주민들의 추천으로 이장이 돼 넘치는 의욕과 열성으로 최선을 다해 활동이 돋보이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25가구에 60여명의 주민들이 오붓하게 살고 있는 묘량면 덕흥3리는 장등마을로 불리고 있으며 중·장·노년층의 주민들이 골고루 분포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매년 농사가 시작되기 전인 3월에 노인위안잔치를 열어 마을회관에 모여 준비한 음식과 다과를 나누고 5월8일 어버이날에는 준비한 선물을 어르신들에게 전달하며 객지에 사는 자녀들도 참석해 효를 되새기는 뜻깊은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백 이장은 “우리 마을은 주민들의 품성이 어질고 착해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돕고 위로하며 오순도순 다정하게 살고 있다”며 “특히 인심이 후해 마을일에 적극 협조하고 서로서로 인정을 베풀어 항상 행복이 넘친다”고 마을분위기를 소개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이곳 덕흥3리는 지난해 마을에 위치한 한 산란계 양계장이 퇴비사나 퇴비저장시설을 여러차례 변경 신고하며 가축분뇨를 수년째 불법 매립해 온 것으로 파악돼 주민들이 법적조치에 나서는 등 크게 파장이 일며 마을이 어수선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양계장에서 대규모 퇴비공장을 건설계획중이어서 주민들이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백 이장은 “지난해도 가축분뇨를 인근 농경지에 불법으로 매립하다 적발돼 주민들과 크게 마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퇴비공장을 신축중에 있어 주민들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며 “주민들과의 타협없이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공사를 진행하려는 양계업자의 계획이 진행되지 못하게 행정의 관계부서에서는 이를 신중히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한기나 겨울철 여가생활을 즐기는 어르신들을 위한 찜질방과 운동시설이 마련돼 건강을 도모하길 희망한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우리 마을은 아직 품앗이가 살아 있는 마을로 일을 할 때는 혼자 하지 않고 서로 도와 힘들지 않고 수월하게 농사를 짓고 있다”며 “우리 전통을 지키며 욕심없이 바르게 살고 있는 어르신들이 존경스럽다”고 전하는 백 이장.
그는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는 주민들의 한해 농사의 노고를 위로하며 어르신들이 따뜻하고 건강한 농한기를 위한 알찬 계획구상에 고심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