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제거해야 할 석면 사용재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 oneheart@yg21.co.kr

2011-10-21     영광21
최근 프로야구 경기장뿐 아니라 전국 8개 학교 운동장의 흙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있었다. 이를 분석한 결과 발암물질인 석면이 확인됐다.

석면의 영향이 심각한 것은 석면은 다른 분진과는 달리 섬유상 형태(섬유처럼 가늘고 긴 모양)를 띄고 있는 물질이라서 한번 공기중으로 배출되면 눈에는 보이지 않을뿐더러 제거가 잘 되지 않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석면에 미량이라도 노출되면 호흡기를 거쳐 폐암, 중피종, 석면폐와 같은 치명적인 폐질환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신체 여러 곳으로 이동해 각종 부위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1977년 미국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석면을 1급 발암물질이라고 규정했다. 이후 선진국들에서는 서둘러 석면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불에 타지 않고 소음을 잘 흡수하며 단열성능이 우수하고 내구성이 좋아 각종 천장재와 바닥재로 석면이 포함된 건축자재를 많이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7년부터 석면규제를 시작했으며 2009년부터는 석면함유 제품의 제조, 수입,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이제부터는 새로 사용하지 않으면 되지만 이미 사용된 자재를 잘 제거하는 것이 또한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석면이 포함된 재료가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에는 인체에 해가 없다.

그러나 석면이 마모되거나 철거때 석면가루가 날려서 공기중으로 나오게 되면 이를 호흡하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우선 석면이 어디에 얼마나 사용됐는지를 정확히 조사해야 한다. 조사 이후에는 그 재료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조속히 제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석면노출의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석면분진과 관련된 질환 대부분이 중하고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노출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선 석면의 분포와 노출 실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부터 시작해서 석면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적절한 예방대책을 조속히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위에서 언급한 ‘중피종’이란 말은 일반인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말이다. 그러나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잘 아는 병이다.

주로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 위나 간 등을 보호하는 복막, 심장을 싸고 있는 심막 등의 표면을 덮고 있는 중피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 중피종에는 흉막중피종·복막중피종·심막중피종 등이 있으며 양성과 악성으로 나눌 수 있다.

모든 양성 중피종은 국소성이고 악성 중피종은 한곳에 덩어리를 형성하는 국소성과 흉막이나 복막을 따라서 스며들듯이 자라는 미만성(확산성)이 있다. 악성은 드물지만 예후가 좋지 않으며 그 원인의 대부분은 석면에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성 중피종은 증세가 별로 나타나지 않는데 드물게 종기가 커진 경우에는 흉통·기침이 일어나거나 폐와 심장을 압박해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악성 중피종의 경우에는 흉막에 발생하면 흉수가 고이기 때문에 호흡곤란·흉통이 일어나고 복막에 발생하면 고인 복수 때문에 복부팽만 증세 등이 나타난다.

양성 중피종은 수술을 통해 거의 완치할 수 있지만 치료를 해도 그 예후가 좋지 않은 악성 중피종은 외과적 수술, 방사선요법, 항암제를 투여하는 화학요법, 대증요법 등을 병행해 치료하고 있으나 아주 특별한 치료법은 없는 상태다.

이렇게 무서운 독성을 가진 석면이 우리 주변에 지천으로 널려 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도처에 널려 있는 석면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이 일에는 너와 나의 구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