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안락하고 편안한 삶 위해 최선 다해야죠”

영광읍 송림3리 김범진 이장

2011-10-21     박은정
알토란 같은 가을이 곱게 여물어 가는 것을 시샘하듯 가을비가 솔솔 내리는 점심무렵, 영광읍 송림3리 마을회관에 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있다.

이런 주민들을 반기는 김범진(56) 이장의 손에는 구수한 막걸리와 두부가 들여 있다.

“겨울철이면 자주 모이지만 농번기라 잘 모이지 못하는 주민들이 오랫만에 모이는 터라 간단히 찬거리를 준비했습니다.”

순박한 웃음으로 멋쩍어 하는 김 이장 뒤로 어느새 그의 아내가 삶은 돼지고기를 준비해 마을 어르신들을 대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딱 보기에도 야무짐이 넘쳐 보이는 김 이장은 6년째 마을이장을 맡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는 영광읍이장단 총무를 맡아 책임이 더해져 더욱 발걸음이 분주하다.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는 김 이장은 3만여평의 논농사와 4,000여평의 밭농사를 지으며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의 부지런한 농군으로 농촌을 열심히 일구며 살고 있어 주변 칭송이 자자하다.

우리마을만의 자랑거리
70여가구에 14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영광읍 송림3리는 행정구역이 군서면에서 지난 1982년 영광읍로 편입됐다.

송림3리는 영광읍 소재지와 인접해 있지만 30여세대의 아파트주민을 제외하고는 남은 40여세대의 원주민은 벼농사와 양파, 콩, 고추 등의 밭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

송림3리는 장등마을로 불리고 있으며 예전에는 농악놀이가 흥행했던 마을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40~50대 몇 명의 젊은 농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70~80대의 노인들만 남아 농악의 맥을 잇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매년 봄철이면 마을부녀회가 주관해 야유회를 다녀오고 여름 백중이면 주민들이 한데 모여 농번기의 고단함을 쉬어가며 주민화합을 도모해 단합을 과시하고 있다.

또 농한기면 마을회관에 주민 대부분이 모여 식사와 담소를 나눠 정이 넘치는 마을로 주민들의 자랑이 되고 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대한민국에 우리 마을같은 곳은 없을 것이여. 경지정리가 안돼 아직도 지게를 지고 논농사를 지은게 말여.”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김 이장은 “우리 마을의 논은 자연녹지로 도시계획에 묶여 경지정리가 안된 곳이 많아 논농사를 짓는데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행정에는 물론 국회의원과 군의원 등에게도 이를 개선할 방법에 대해 수차례 건의했지만 뽀족한 수가 없어 현장상황을 고려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주민들이 모두 온순하고 착해 서로 잘 돕고 마을일에도 잘 협조해 줘 특별히 어려운 점없이 마을을 꾸려가고 있다”는 김 이장.

그는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마을은 물론 영광읍이장단의 훌륭한 심부름꾼이 되고 있었으며 농업의 어려운 현실속에 든든한 농촌역군으로 안정된 미래를 약속하고 있었다.

지난해 이웃마을인 송림1·2리 이장들과 결식아동을 비롯한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을 가득 담은 백미 50포대를 기탁한 김 이장은 따뜻한 농심을 바탕으로 주민의 복지증진과 행정의 올곧은 전달자로 하루를 바쁘게 열어가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