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악재가 머무른다는 아홉수, 오히려 '전화위복'이 기회로 만들어 가요"
■ 창간 9주년 특집인터뷰 - 9세로 끝나는 사람들의 관심과 고민거리
2011-10-28 영광21
서창범 학생 / 염산초 낙월분교 2학년
2학년 6학년 4명의 학생들이 한반을, 3학년 5학년 학생 5명이 한반을 이뤄 전교생 9명에 2학급인 염산초등학교 낙월분교장.
‘더불어 함께 살아갈 줄 아는 도덕적인 어린이’라는 학교 슬로건아래 넓은 운동장에서 맘껏 뛰놀며 꿈을 키워가고 있는 서창범(9) 학생.
염산초 낙월분교장에서 교사로 있는 어머니를 따라와 5학년 누나와 함께 섬마을인 낙월도에서 생활하고 있는 서창범 학생은 깊고 푸르른 바다처럼 건강해 보였다.
“1학년 때는 축구선수와 태권도사범, 선생님 등이 장래 희망이었다”는 서창범 학생은 최근 가장 큰 관심사가 미래에 자신이 어떻게 발전해 있을지가 가장 궁금하다고.
“2학년이 되고 부터 아빠처럼 배드민턴을 잘 치는 배드민턴 선수가 되고 싶다”는 서창범 학생은 “지금은 어느 정도 공부를 잘하지만 중학교 때까지 잘 할 수 있을지, 얼마나 공부를 잘 할지가 가장 궁금하다”고 말했다.
“2학년 친구가 없어 함께 이야기하고 놀 수 없어 아쉽다”는 서창범 학생은 “그래도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6학년 형들하고 쉬는 시간 놀 수 있어 다행이다”며 또래친구가 없는 것을 제일 힘들어했다.
“앞으로 펼쳐질 사회생활과 이성친구가 가장 큰 관심사”
신은경 학생 / 법성고 3학년
“지금은 경기도 기흥에 있는 삼성반도체 회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잠시 고향에 볼 일이 있어 내려왔는데 바로 올라가야 돼요.”
자그마한 키와 앳된 얼굴이 귀여운 신은경(19) 학생은 영광읍 교촌리에서 부모와 생활하다 지난 7월 취업을 나간 법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다.
보건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언니와 초등학교 6학년인 여동생을 두고 있는 신은경 학생은 부모형제와 처음 떨어져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하지만 구김없이 밝게 지내고 있음이 엿보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서 일을 하며 사내대학을 다니고 싶다”고 소망을 말하는 신은경 학생은 “또래친구 모두 무엇을 전공하고 어느 대학을 진학할 것인가에 대해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을 진학하지 않는 친구들은 취업 등 진로에 대한 걱정과 이성 친구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다”며 얼마전부터 사귀게 된 이성친구에 대해 살짝 귀뜸하는 신은경 학생은 “부모님과 떨어져 객지에서 생활하지만 씩씩하게 잘 생활하고 있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언니, 동생 모두 잘 지내고 바른 사회인으로 열심히 생활할테니 걱정마세요.”
“안정된 생활과 결혼시기가 가장 고민입니다”
박대권 씨 / 대마보건지소 공중보건의
원광대 의대를 다니다 지난 2009년 4월부터 영광군보건소 공중보건의로 근무하고 있는 박대권(29)씨.
지난해 4월 대마보건지소로 자리를 옮겨 대마주민들을 만나고 있는 박 씨의 본가는 경기도 안양이다.
기타 등의 악기연주와 노래, 운동 등을 잘해 만능 재주꾼으로 통하는 박 씨는 이웃간에 정이 넘치는 영광지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영광을 처음 방문해 생활하지만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친절하게 잘 대해줘 불편함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박 씨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비롯한 정치인들의 행보가 궁금하고 운동을 좋아해서인지 체육경기에 관심이 많이 간다”고 흥미거리에 대해 말했다.
그는 “나이가 나이인 만큼 안정된 생활에 대한 설계와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와의 결혼시
기 등이 최근 가장 큰 고민이다”며 “공중보건의의 남은 임기를 잘 마치고 수련의 과정을 거친후 친절한 의사, 편안한 의사가 되는 것이 현실적인 과제다”고 말했다.
영광군에서 근무하는 23명의 공중보건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 씨는 군복무가 끝나는 내년 4월까지 동료 공중보건의들과 친목을 도모하며 건강하게 생활할 것을 약속했다.
“물가가 올라 사업이 예전만 못해 걱정이 앞섭니다”
노영복 씨 / 날으는 철가방 대표
고소하고 매콤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는 영광읍 단주리 중화요리전문점 <날으는 철가방>.
점심시간을 맞아 찾아온 손님들이 각자 주문한 음식을 먹으며 정겨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가운데 주방에서 요리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노영복(39)씨.
묘량 덕흥리에서 3남4녀중 막내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요리에 관심이 많아 광주 중화요리집에서 일했던 노 씨는 10년전 고향을 찾아와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얼굴도 곱고 마음씨도 예쁜 아내와 슬하에 3남을 두고 있는 노 씨는 “잊지 않고 애용해 주는 손님들이 있어 장사는 꾸준한 편인데 최근 물가가 많이 올라 원가가 상승하는 바람에 사업에 다소 지장이 있다”며 “계속 치솟고 있는 물가상승은 저는 물론 대부분 음식점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고 말했다.
“아직은 여력이 안되지만 아내와 조금 더 고생해 터전을 확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열두살, 열살, 이제 백일을 맞은 막내까지 모두 밝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 또한 건강하게 장수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고 평화로운 가정의 행복에 대한 관심을 밝혔다.
“사춘기 맞은 아이들의 진로가 가장 큰 관심거리죠”
히로미 씨 / 일본이주여성
가벼운 차림에 수수한 얼굴로 환한 웃음을 띠며 나타난 히로미(49)씨.
이주여성들이 참여해 각기 자신의 나라 음식을 선보이는 다문화음식점인 <초원의 집>에서 만난 그는 그냥 보기에는 영락없는 한국여성이었다.
일본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다 종교단체의 소개로 한국사람, 영광 법성의 남자와 결혼한 히로미씨는 1993년부터 한국에 살다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생활하다 지난 2003년 돌아왔다.
고등학교 2학년 딸과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두고 있는 히로미씨는 대마면사무소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남편을 내조하며 가정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무엇이든지 배우는 것을 좋아해 한국에서 피부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해 개인샵을 운영했었다”는 히로미씨는 “여전히 공부중인 피부미용에 관심이 많고 2년전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남편 때문인지 무엇보다 가족들의 건강이 가장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이 한참 공부하는 시기라 학교 성적이라던지 교우관계 등이 늘 궁금하고 특히
내년이면 고3이 될 딸아이의 진로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다”며 여느 한국 엄마들과 똑같은 고민을 털어놓았다.
“겨울철 산불예방에 모두 앞장서 주길 바랍니다”
김순자 씨 / 백수읍여성의용소방대장
얼마 안있으면 다가올 건조한 겨울철을 앞두고 소방관계자들은 산불예방, 불조심 등을 강조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소방관을 보조해 화재진압을 돕고 화재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순자(59)씨.
“29명의 대원이 활동하는 백수읍여성의용소방대는 정기모임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매년 관내 시설과 노인정 등을 방문해 김장, 빨래,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대원들을 자랑하는 김 씨. 그는 “주민 모두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화재예방에 앞장서며 쾌적한 지역만들기에 동참하길 바란다”며 “특히 홀로 지내는 지역어르신들이 추운 겨울철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냈으면 하는 생각이 크다”고 따뜻한 걱정을 전했다.
백수읍 천마리 출신인 김 씨는 27년간 백수읍 소재지인 양성리에서 슈퍼를 운영하며 이웃은 물론 주변 어르신들을 잘 챙겨 칭찬이 자자하다.
“바깥 활동이 많은 남편이었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자상한 성격 덕에 지금까지 살 수 있었던 것 같다”며 “2남1녀의 자녀들 무탈하게 잘 살길 바라고 젊은 시절 고생만 시킨 남편이지만 남은 여생 서로 위하며 건강하게 잘 살고 싶은 것이 소망이다”고 말했다.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가장 많지요”
노정자 씨 / 대한노인회 영광군지회 노인대학생
“내년이면 이제 70입니다. 3남1녀의 자녀들도 모두 짝을 이뤄 자식낳고 잘 살고 있으니 큰 걱정은 없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아홉수지만 그것도 모두 옛 이야기인가봐요. 친구들 모두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곱게 화장을 하고 단아한 차림으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노정자(69)씨.
우리네 어머니의 인자함이 그대로 배어있는 그는 염산면 봉남리에 살고 있다.
광주가 고향인 노 씨는 1968년 결혼해 경찰공무원을 지내다 군염전사업소에서 일을 하게 된 남편을 따라와 염산에 산 것이 인연이 돼 이제는 영광사람이 다됐다.
“그리 활발한 성격도 아닌데 조그마한 슈퍼마켓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때는 어머니회장을 맡아 했었고 염산면바르게살기협의회 여성위원장, 용문사 신도회장, 노인대학 반장 등 크고 작은 일들에 참여했다”는 노 씨.
그는 “지난해 위암으로 3년간 투병하다 먼저 간 남편의 빈자리가 그립기는 해도 크게 걱정없이 살고 있다”며 “지금 사는 것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아도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항상 크다”고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말했다.
“나이 먹은 노인들이 건강 말고 무엇이 걱정이것어”
김긍규 씨 / 게이트볼 회원
연로함이 느껴지기는 해도 건장함이 물씬 풍기는 김긍규(79)씨.
“장성에 살다 스물여섯살에 영광으로 왔지. 지금은 사라졌지만 예전 자동차가 없던 시절 주요 교통수단이었던 말과 소가 끄는 마차공장을 했었어. 마차가 사라진 이후에는 손수레를 만들어 팔며 사업을 이어갔었고….”
혈기왕성하던 시절 매진했던 사업에 대해 말하며 상념에 젖는 김 씨는 60대 초반부터 시작한 게이트볼 삼매경에 빠져 건강을 지켜나가고 있다.
“광주와 서울 경기 등지에 살고 있는 4남1녀 자녀 모두 순탄하게 살고 있어 특별한 근심거리는 없다”는 김 씨는 “노인들의 큰 관심사는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를 먹다보니 허리디스크 등으로 허리와 다리가 불편하지만 매일 노인복지회관 게이트볼장에 나와 운동을 즐기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함께 운동하는 친구들 모두 매사 생활하는데 있어 밝게 웃고 즐기며 항상 건강에 유의하면서 우정을 나누며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 씨는 “점점 메말라가는 현실속에 서로 공경하는 풍토가 마련되도록 우리 노인들이 먼저 솔선수범하자”며 다시 게이트볼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