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이별로 성장하는 아이의 마음

● 이젠 안녕 (마거릿 와일드 글 /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 천미나 옮김 / 책과 콩나무)

2011-10-28     영광21
모든 것에 의미를 두고 소중히 여기는 아이들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캄캄하고 만질 수 없는 이별의 공포를 어떻게 극복해 갈까?

해리에게 아주 소중한 친구가 생겼다. 바로 애완견 호퍼이다. 메뚜기처럼 폴짝폴짝 잘 뛰어 호퍼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여러 가지 재주도 가르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호퍼가 사고로 죽자 해리는 혼란스럽다. 호퍼가 없는 침대에서 잠을 잘 수가 없어 소파에서 잠을 청해 보지만 호퍼의 익숙한 냄새, 보드라운 감촉, 반갑게 짖는 소리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어 슬픔은 더욱 커진다.

죽음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의 아픔과 이별을 극복해 가는 아이의 마음이 간결한 글 속에 담담히 녹아있다. 연필로 거칠게 그린 그림과 부분적인 채색으로 아이의 혼란스런 마음을 극복하고 성장해 가는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죽음과 이별을 받아들인 해리는 차가워진 호퍼를 침대로 안고 와 머리를 맞대고 조그맣게 속삭인다.

“잘가, 호퍼.” 이별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나는 해리의 마음이 연둣빛으로 피어난다.

지선아 / 동화 구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