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즐거움은 단순함에서 비롯된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

2011-11-03     영광21
세상 고민을 모두 짊어진 듯 비관만 하며 즐거움이 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 그는 소크라테스를 찾아가 불만을 늘어놓은 뒤 해답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별말 없이 나무를 켜서 배를 한척 만들라고 했다. 사내는 소크라테스가 시킨 대로 열심히 배를 만들었다. 사흘 후 배를 완성한 그는 소크라테스와 함께 배에 올랐다.

소크라테스는 사내와 뱃놀이를 하며 기뻐했다. 사내는 소크라테스에 동화된 듯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정말 좋아요!”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소크라테스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기쁨은 이런 것이요. 당신이 어떤 일에 전념해서 성과를 거두면 기쁨이 저절로 당신을 찾아옵니다.”

이렇게 즐거움은 단순함에서 비롯되고 고뇌는 대부분 복잡함이 초래한다. 복잡한 사람들은 매사에 생각이 너무 많고 손해를 보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이런 상태에서는 정신이 항상 긴장돼 있으므로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없다. 또한 긴장상태가 지속되면 마음이 무겁고 무력감과 답답함에 시달리므로 즐거움과는 무관한 사람이 돼버린다.

단순하게 행동하며 살기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단순해지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능력과 정신적인 각성이 필요하며 탐욕과 헛된 생각을 버리고 가식적인 치장과 위선을 떨쳐버려야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평상심이 있어야 단순할 수 있다는 말이다.

미국의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위대함만큼 단순한 것은 없다. 사실상 단순함이 곧 즐거움이다”라고 했다. 단순함이 정말로 그렇게 대단할까?

외면적인 아름다움은 쉽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아름다움이 부담으로 작용하거나 재앙이 되기도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소박함이나 단순함은 유유자적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힘이 된다. 거짓말쟁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허영심을 버리지 못하거나 신분, 지위, 명예와 같은 무거운 짐을 지고 산다. 그래서 단순하고 가벼웠던 인생이 복잡하고 무거워지고 궁극적으로 자신이 원했던 기쁨을 얻지 못하게 된다.

평상심을 유지하면 삶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단순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러면 모든 일들을 복잡하지 않게 처리하게 되고 불필요한 생각들이 없어져 가벼운 마음과 영혼으로 유유자적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단순한 사람이 되면 좀 더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다. 단순함은 아름다움 그 자체이고 단순한 생활은 번거롭고 짜증나는 일상을 초월하게 만든다. 스스로를 단순하게 만드는 사람은 일 때문에 발생하는 피로감에서 자유로우며 고민과 우울함에서 벗어나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사람은 어려움을 겪으면 분노하고 하늘이 공평하지 않다는 한탄을 하게 된다. 하지만 조물주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다만 인간들 스스로 고뇌와 고통을 만들어서 괴롭다고 몸부림치는 것이다. 인생은 원래 고요하고 담담하며 생명 역시 물 흐르듯 지나가게 돼 있다.

또한 생명은 나뭇잎과 같다. 처음에는 여린 이파리로 태어나 파릇파릇한 자태를 뽐내다 녹음으로 변하고 마지막에는 흙으로 돌아간다. 우리도 이 세상에 맨손으로 왔다가 결국에는 대지로 돌아간다. 세상의 생명은 이 궤적을 벗어날 수 없다.

앞길이 탄탄대로라고 느낄 때 우리는 성급하게 움직인다. 그러면서 원래 아름다운 것들의 소중함을 잊고 만다. 건강할 때는 행복해하지 않다가 병에 시달리면 건강이 축복임을 알게 된다. 바쁠 때는 일이 고달프다고 푸념하지만 할 일이 없어지면 바쁠 때의 만족감과 충실감을 아쉬워한다.

지구가 미세한 먼지로 이뤄진 것처럼 삶도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로 이뤄져 있다. 휘황찬란하게 사는 것도 우담바라(3천년에 한 번 핀다는 전설의 꽃)와 같이 찰나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