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자비로움처럼 베풀고 의지하며 살아야지요”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불갑면 자비리 강현석 이장
2011-11-25 영광21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제법 많이 내리며 세상을 적시고 있는 가운데 불갑면 자비리를 찾았다.
비를 피해 마을회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주민들 틈에서 환한 웃음을 머금고 있는 강현석(68) 이장.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젊고 건강해 보이는 그는 지난해 6월 선거를 치러 이장으로 당선돼 2년째 마을을 대표하고 있다.
1남2녀중 막내아들만 아직 미혼인 강 이장은 마을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아내와 40여두의 한우를 사육하며 복분자 농사를 짓고 있다.
영광축협 대의원과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강 이장은 마을 영농회장을 겸하고 있어 항상 일상이 바쁘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노은, 단산, 삼수 3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된 불갑면 자비리는 벼농사와 양파, 고추 등의 농사를 기본으로 양봉, 복분자, 블루베리 등 특수작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36가구에 7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자비리는 다른 마을에 비해 40~50대 젊은 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어 마을어르신들의 든든한 위안이 되고 있었다.
특히 도시에 살던 사람들이 귀촌해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해 살기 좋은 마을을 대변해 주며 주민들의 자부심이 컸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예전 마을뒷산에 자비사란 절과 자비정이라는 암자가 있어 마을이 자비리라고 불리고 있다”며 마을이름에 대한 유래를 설명하는 강 이장.
그는 “다른 마을에 비해 젊은이들이 많은 것도 자랑이지만 우리 마을에는 가마를 설치하고 도자기를 굽는 도예가도 있고 바이올린을 만드는 공예가도 있어 마을이 더욱 빛나고 있다”며 “특히 불갑산상사화축제가 바로 지척에서 매년 열려 사람구경도 하고 축제를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마을 특징을 소개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갈수록 농촌생활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속에 정부에서 도움을 주던 보조사업도 점점 축소되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모으는 주민들.
이들 사이에서 강 이장은 “단산과 삼수마을은 상수도공사를 마쳐 수돗물을 원활하게 공급받고 있는데 노은마을은 상수도가 아직 설치안돼 지하수로 식수를 해결하고 있다”며 “예전과 달리 지하수가 많이 오염돼 식수로 사용하기에는 불안한 요소가 많아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상수도 공사가 마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농번기를 끝내고 주민들은 서서히 마을회관에 모여 식사를 나눌 준비를 하고 있는 자비리는 농한기의 여유로움이 깃들며 주민들이 편안해 보였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 귀향해 영광읍에서 택시업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강 이장은 “인구가 줄고 있는 다른 마을과 다르게 주민들이 하나 둘 늘고 있는 우리 마을에 젊은이들이 더욱 많이 내려와 정착해 웃음이 항상 넘치길 기대한다”며 “연로한 주민들 또한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편안하게 사시길 기원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