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내 고향, 내 부모 섬기듯 열심히 최선 다한다”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법성면 신장2리 오한호 이장

2011-12-09     박은정
‘나락값 보장’
마을입구에 서있는 파란트럭에 매달려 펄럭이는 노란깃발에 적힌 글이다.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전국에서 농민들이 닥쳐올 불안한 농촌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법성면 신장2리에도 그들의 절박함이 머물러 있었다.

법성면농민회장으로 활동하며 농촌의 발전과 농민들의 안정적인 삶을 구현하기 위한 활동에 늘 시간이 분주한 오한호(50) 이장은 김장담그기가 한창인 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경기도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17년전 귀농한 오 이장은 지난해부터 마을대표를 맡아 2년째 이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인천에서 울산이 고향인 아내를 만나 영호남 결혼을 성사시킨 오 이장은 슬하에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1학년 등 1남1녀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귀향을 적극 찬성했던 아내와 4만여평의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저희가 어머니에게 얹혀 살고 있다”고 말하는 오 이장은 3남4녀중 차남이지만 여든을 바라보는 노모를 봉양하며 행복해 보였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장수촌과 요술마을 2개의 자연마을에 32가구가 살고 있는 법성면 신장2리는 70여명의 주민이 서로 돕고 상부상조하는 인정이 넘쳐 마을이 온순하고 평화롭기로 소문나 있다.

특히 서로의 뜻을 존중하고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마을일을 처리해 나가 합리적인 민심이 돋보이고 있다.

“마을 양옆으로 물이 흐른다고 해 물 ‘수’자와 길 ‘장’자를 써 장수촌으로 불리고, 마을에 자리한 명당터가 여우가 앉아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요술마을로 불리고 있다”고 마을유례를 설명하는 오 이장.

그는 “우리 마을은 여느 마을에서 거의 사라진 당산제를 지내며 한해의 풍년농사와 주민들의 안녕을 기원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새끼를 용 모양으로 길게 꼬아 마을을 돌며 성대하게 당산제를 지냈지만 지금은 어르신들이 연로해 전보다는 간략하게 당산제를 지내며 전통을 지켜가고 있다”고 마을을 소개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오 이장은 “마을에서 조금만 나가면 영광과 법성을 오가는 4차선 도로가 있어 영광과 법성을 오가는 교통이 편리한 장점이 있지만 마을진입로가 좁아 차량2대도 서로 지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농사철 농기계나 마을을 오가는 차량들의 원활한 통행을 위한 진입로 확장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도로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땅 주인들에 대한 보상이나 기부체납 등이 이뤄져야 하는 선결과제가 우선돼야 하고 이를 위한 행정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예전에는 주민들이 넘쳐나며 마을이 북적되다 지금은 주민들이 점점 줄어 안타깝지만 우애가 넘치는 주민들이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고 말하는 오 이장.

그는 공공비축미 출하거부, 기초농산물 수매제부활 등의 운동을 펼치는 등 농민단체 활동으로 일상이 항상 바쁘지만 주민들을 위한 마음은 차고 넘치고 있었다.

오 이장은 “바깥 활동으로 죄송한 마음이 크지만 내 고향을 지키고 내 부모를 모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