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는 박수일 뿐…
특별기고 / 칭찬의 두 얼굴
2011-12-09 영광21
예부터 칭찬과 격려속에서 자란 아이는 자존감이 높고 부모와의 애착관계도 좋아 육아의 기본원칙으로 알고 살아왔다. 인간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면 자기 효능감이 커지고 성취동기도 높아진다고 했다.
특이 행동주의이론에서는 바람직한 행동을 칭찬하거나 보상하면 그 행동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착한 행동을 칭찬하면 아이는 더 착한 행동을 하게 되고 공부를 잘한다고 칭찬하면 학습욕구가 높아진다고 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유능하다고 믿으면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교육에 칭찬과 긍정은 만병통치약으로 인정을 받아왔다.
칭찬의 과학적 원리는 우리의 뇌속에 있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뇌에 쾌감을 주고 혈액에서 각종 면역 강화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도파민은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칭찬을 들었을 때 분비가 증가되고 꾸중이나 체벌을 받았을 때는 억제된다.
그러나 습관처럼 내뱉는 잘못된 칭찬의 말들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되고 두려움과 불안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똑똑 하구나’ ‘너는 머리가 좋구나’와 같은 지능과 연결된 칭찬은 아이들의 마음 한 구석에 ‘똑똑하지 못하면 뒤처지는 것이다’라는 불안과 두려움을 갖게 되고 떨어지면 안된다는 무의식적인 강박은 보이지 않는 명령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세계적인 교육심리학자인 알피 콘 박사는 습관적으로 내뱉는 잘못된 칭찬은 아이를 변화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잘못된 칭찬은 아이를 평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지나친 기대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하지만 박수 소리가 끝나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고래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잘못된 칭찬의 결과는 아이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자신감은 커녕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앗아버리는 역효과를 가져온다.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와 인재들은 타고난 두뇌보다는 노력을 바탕으로 성공한 경우가 많다. 우리가 진정으로 평가해야 할 것은 타고난 재능이나 능력이 아니라 성취할 목표를 향한 노력이다. 좋은 두뇌와 명석함은 모든 것을 이룬 완성의 개념이 아니라 앞으로 더 큰 생각을 이룰 수 있는 유리한 재료일 뿐이기 때문이다.
참다운 칭찬은 결과보다는 노력하는 과정을 칭찬해야 한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칭찬해야 하며 의미없는 칭찬은 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보상과 연관짓는 칭찬은 역효과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감정에 대한 질문도 가치있는 칭찬이다. 따뜻한 스킨십도 아이에게는 좋은 칭찬이 되며 항상 지켜봐 주고 지지해 주고 있다는 믿음이 아이에게는 최고의 칭찬이다.
칭찬은 어떤 내용을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정신에 보약이 되고 아이를 변화시키는 참다운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는 박수의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최병래 / 영광교직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