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서성순 군서면새마을부녀회장을 보내며

2011-12-15     영광21
“당신은 진정한 나눔과 봉사 실천한 보배”
“나는 봉사하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불쌍한 사람을 보면 왜 그리 돕고 싶은지….”

불과 2주전 본지가 영광의 각계각층의 여성을 소개하는 코너에 고 서성순씨를 소개하기 위해 만났을 때 건넨 말이다.

군서면새마을부녀회장으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며 지역을 위해 발벗고 나섰던 그가 지난 12일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

12일 오후 8시경 군서면 보라리 23번 국도에서 영광방면에서 함평방면으로 진행중이던 대한고속버스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에서 보행중이던 서 씨를 버스앞 범퍼모서리로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오후 8시18분경 외상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서 씨는 그날도 회원들과 김장담그기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평소 2만여평의 농사와 40여두의 한우를 사육하면서도 지역을 위한 일이라면 마다하지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솔선수범해 봉사했던 서 씨의 죽음은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을 충격과 비통함에 빠지게 하고 있다.

40대 중반 남편과 사별하고 두 아들을 키우며 모질게 세상을 살아오면서도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를 잊지 않았던 서 씨의 사망소식은 안타까운 비보로 지역 전체가 슬퍼하고 있는 것.

다니는 교회목사의 딸을 며느리로 얻어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서 씨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고 “불상한 사람을 돕기 좋아하는 엄마를 따라 두 아들도 언제나 이웃을 함께 챙겨 고맙다”고 말하던 서 씨.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하면서도 늘 자신의 것을 아끼지 않고 선뜻 희사했던 그가 이젠 그토록 아끼고 사랑했던 지역을 떠났다.

마음씨 곱고 착하기만 한 서 씨를 데려간 저승사자가 한없이 원망스럽지만 이젠 그는 우리들에게 마음을 다한 진정한 봉사와 한없이 크고 넓은 나눔을 가르침으로 남긴 채 우리의 곁을 떠나갔다.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행복에 젖어 함박웃음을 짓던 서 씨를 이제 볼 수 없지만 그의 아름다웠던 봉사정신은 훌륭한 교훈으로 남아 오랫동안 빛날 것이다.
“체구는 작지만 남을 배려하고 베푸는 마음은 크기만 했던 고인의 명복을 삼가 빕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키 150cm, 몸무게 40kg, 1952년 2월7일 출생, 별명 똑순이….

영광군새마을회 군서면부녀회장 서성순.

지난 12일 오후 8시경 군서면 보라리 입구에서 운행중이던 버스가 중앙선을 침범하여 반대쪽에서 걸어가던 행인 2명중 1명을 치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행인은 다름 아닌 군서면부녀회장 서성순씨였다.

그날은 군서면에서 김장담기 봉사가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고인은 열일은 제쳐두고 부녀회 회원들과 봉사에 참여했다.

평소답지 않게 이쁘게 머리도 하고 화장도 하고 봉사장에 참석했다. “우리 회장님이 뭔일로 이쁘게 단장하고 나왔다냐?” 하는 부녀회원들의 농담에 “나도 화장할 줄 아는데 그동안 바뻐서 못했네”하며 쑥스러워 했다.

오후 늦게야 봉사활동이 끝나서 고생한 분들을 위해 저녁을 먹기로 했다. 즐거운 분위기속에 저녁식사가 끝나고 귀가를 해야 하는데 회원들이 자꾸 모셔다 드린다고 해도 “집이 코앞인디 걸어가도 충분해. 걱정말고 들어들 가셔”하며 기어코 거절을 하고 같은 마을에 사는 지도자와 함께 걸어 나갔다.

그 인사가 마지막이였다.

정말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조금전만 해도 같이 웃고 신나했던 그 사람이 죽었다고 한다. 그것도 어이없는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한다.

장례식장에는 발디딜틈 없이 사람이 많다. 또 무슨 화환은 이렇게도 많은 것인지….
그동안 고인의 행적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마지막 자리를 같이 했던 회원들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퉁퉁 부은 눈으로 또 여기서 고인을 대신해 손님을 맞고 있다.

어렵게 입을 연 회원 한분이 “내가 남편한테 속아 시집와서 이 작은 몸으로 돌지게까지 지고 다녔네. 징하게 일 시켜먹드만 먼저 가드라고. 그래도 자식보고 지금까지 살았네. 인자는 나도 재밋게 살라고, 나도 돈 쓸줄 알고 잘 놀줄 알어”라고 하던 회장님이 자꾸 떠올라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40중반에 남편을 심장마비로 먼저 보내고 20여년을 새마을부녀회원으로 두아들을 키우며 마을일 돌보랴, 봉사활동 하랴, 정말 똑순이 같이 열심히 살아왔다. 그리고 2주전에는 결혼을 안한다고 애가 타던 작은 아들을 장가까지 보냈다.

이제 좀 삶이 재미있어 진다고 말씀하시던 분이 너무나 안타깝게 우리 곁은 떠나 가셨다.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의 가치를 실천하시며 어렵고 힘든 이를 돕고자 꿋꿋이 살아오셨던 고 서성순씨.

우리 지역의 너무나 큰 별이었던 고인의 명복을 두손 모아 빌어본다.

문태민 (사)영광군새마을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