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주민 미처 살피지 못해 항상 아쉽고 죄송하죠”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영광읍 도동2리 송 방 이장
2011-12-15 박은정
대신 연말연시를 맞아 소외계층을 찾는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영광읍 도동2리를 찾았다.
영광읍 도심에 위치한 마을경로당에 삼삼오오 모여 그림공부(?)가 한창인 어르신들과 함께 한 송 방(65) 이장.
그는 지난 2007년부터 마을 대표를 맡아 5년째 주민들을 돌아보고 있다.
2남2녀중 장남으로 부모를 봉양하며 도동리에서만 살아온 송 이장은 지금도 아흔을 바라보는 노모를 아내와 지극정성으로 봉양하고 있어 주민들의 칭찬이 높다.
한때 참기름 집을 운영했던 송 이장은 슬하의 2남1녀중 둘을 결혼시키고 약간의 농토를 가꾸며 살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영광읍 중심부분에서 영광읍 학정리까지 펼쳐진 도동2리는 상가, 아파트, 빌라, 주택, 학교 등이 밀집돼 있는 도심지역으로 850세대가 살고 있다.
송 이장은 “예전에는 군내버스터미널을 비롯한 장터가 형성돼 마을이 번성했지만 지금은 상가가 위축돼 예전의 경기를 찾아볼 수가 없다”며 “하지만 신규 아파트를 비롯한 빌라 등이 들어서 주민수가 증가하고 청소년문화의집 등이 건립중에 있어 새로운 문화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을에 오래전부터 천주교 영광성당이 자리해 종교적인 차분함이 머물러 있고 석장승, 홍교 등 역사적인 문화유적이 있어 주민들의 자랑이 되고 있다”며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기관인 해룡고와 주민들의 산책과 체육공간으로 점점 인기를 더하고 있는 생활체육공원이 조성돼 영광읍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고 마을을 소개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지역이 넓고 주민들은 많아 행정의 지시사항 등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주민들을 찾아가더라도 직장생활이나 외출 등으로 집에 사람이 없어 업무를 보는데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는 송 이장.
그는 “남자어르신들을 위한 경로당은 2005년 확장 신축해 훌륭한 쉼터가 되고 있지만 여자어르신들을 위한 경로당이 따로 없어 여자어르신들을 위한 공간마련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오가는 길목이다 보니 간혹 탈선행위들이 목격돼 청소년 보호를 위한 순찰활동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80살을 넘게 살았지만 지금 이장처럼 마을일을 잘하는 사람을 처음봤지. 소리없이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챙기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마음이 어찌나 고운지 말여.
경로당에서 화투놀이를 하던 어르신이 송 이장의 칭찬을 거드는 목소리다.
어르신들의 칭찬이 못내 부끄러운 송 이장은 “주민들이 있기에 제가 있고 주민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듯이 항상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영광읍 시가지에 위치해 있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저소득층이 많아 그들을 도울 방안을 늘 고심하지만 힘이 미력해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마음을 전했다.
말수가 많은 편도 아니고 자신의 행동을 밖으로 들어내지도 않은 과묵한 성격의 송 이장은 자신의 역량만큼 마을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