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보배로운 소중한 사람들”

주효순 <보배로운집 사무국장>

2011-12-23     박은정
며칠 안있으면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이다. 그리고 1주일 후면 2011년이 또 하나
의 역사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연말연시 새밑이 예전 같지 않아 불경기가 썰렁한 체감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군서면 만곡리에 위치한 지적장애인시설을 찾았다.

“어서 오세요.” 밝은 얼굴로 취재가방을 받아드는 지적장애인 뒤로 주효순(36)씨를 만날 수 있었다.

2009년 8월 문을 연 지적장애인 시설인 보배로운집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주 씨는 이곳 원장의 아내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만나 졸업후 바로 결혼한 이들 부부는 각자 다른 직장에서 일을 했지만 남편이 먼저 지적장애인시설로 자리를 옮겨 그곳에서 묵으며 일을 시작했고 뒤를 이어 부인인 주 씨도 아이를 데리고 입소, 두 부부는 아예 시설에서 최소의 임금을 받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을 했다.

영광읍 송림리에서 2남4녀중 막내로 태어난 주 씨는 전에 근무하던 시설에서 5명을 데리고 분가해 친정지역으로와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 현재는 19명의 가족들이 함께 하고 있다.

10대부터 50대까지의 지적장애인이 생활하는 이곳에서 세아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주 씨는 남편과 3명 직원의 도움속에 경증 지적장애인은 물론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는 중증 지적장애인까지 허물없이 한가족처럼 생활하고 있다.

“남편과 저는 뜻하는 바가 같았습니다. 장애인들하고 생활하는 것이 더없이 행복하고 그들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가족처럼 소중했으니까요.”

낯선 사람의 방문에 기웃거리는 장애인 식구들이 물어오는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며 그들을 안아주는 모습이 타고난 사회복지사로 보이는 주 씨는 그들과의 생활을 만족하고 있었으며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영광원전의 후원을 비롯해 후원자들이 이·미용, 청소, 빨래, 위생관리, 말벗, 여행 등에 도움을 주고 자매결연을 맺은 한전KPS 직원들이 고장수리와 필요한 시설을 설치해 줘 마음이 든든합니다.”

주변의 도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주 씨는 “바깥 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식구들을 위해 장애인생활체육회의 도움을 받아 요가와 탁구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식당·미용실 방문하기, 쇼핑, 영화보기, 요리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람들의 차가운 편견과 달리 지적장애인들도 모두 소중한 가족으로 사람답게 살 권리와 대접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주 씨는 순수하고 맑은 지적장애인들의 행복한 삶을 지켜주기 위해 맡겨진 생활에 열정을 다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