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이고 모두가 가족 같은 이곳, 사랑합니다”
윤해숙 <영광신하병원 조리사>
2011-12-29 박은정
서로 마주보고 있는 파란색 건물, 정신병원이라는 다소 위축된 선입견으로 병원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갔지만 병원안은 친절함과 따스함으로 분위기가 온화했다.
이번주 주인공을 찾아간 병원식당은 환자와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마친 뒷정리가 한창이었다.
하얀색 위생복에 빨간색 앞치마를 두르고 수줍게 웃는 윤해숙(53)씨는 영광기독신하병원 영양계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이곳에서 일을 한 윤 씨는 염산면 두우리에 살고 있다.
전북 남원에서 4남2녀의 큰며느리로 시집온 윤 씨는 슬하에 1남1녀를 키우면서 약간의 농사를 지으며 생활했다.
자녀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자 전업주부를 탈피, 기독신하병원에서 일을 시작한 윤 씨는
2003년 불행하게도 건축현장에서 일하던 남편을 사고로 잃고 여성가장이 됐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곳은 남편이 저세상으로 간 뒤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결혼까지 시킨 곳이고 제 삶을 의지하며 일속에서 보람을 찾는 소중한 곳이지요.”
이른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점심시간 이후 1시간의 휴식외에는 병원의 환자들과 직원 600여명의 식사를 영양사, 조리사, 도우미 등과 준비하는 고된 일상속에서도 윤 씨는 긍정적인 생각과 맡은 역할에 대한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해 동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사는 곳이 염산 두우리인 관계로 새벽 4시부터 출근준비를 서두른다는 윤 씨는 빠듯한 일상속에서도 일과시간 이후 야간을 이용해 한식, 양식조리사 자격을 취득했고 노인복지사, 장애인복지교육 등을 수료했다.
또 지금은 잠시 쉬고 있지만 영광읍여성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하며 어르신들의 목욕봉사 등을 도왔으며 일을 하면서도 항상 웃음 띤 얼굴로 임해 병원에서 선정한 ‘미소상’ 주인공이 되기도.
“항상 음식을 조리할 때 환자들의 쾌유를 빌고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잘 먹었다고 할 때가 가장 즐겁고 환자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할 때가 가장 기쁘지요.”
자식을 얼마전 모두 출가시킨 윤 씨는 지금 일하는 일터를 자식처럼, 남편처럼 여기고 의지하며 늘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동료들과도 친형제처럼 지내며 살가운 정을 나누고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며 환자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