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먹는 우리는 한가족이나 마찬가지여!

황산경로당 / 불갑면

2012-01-20     영광21
어르신들의 기나긴 겨울나들이 장소로 최고인 마을경로당.

불갑면사무소를 지나 함평방면으로 조금만 향하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오른쪽엔 건무마을, 오른쪽으로는 황산마을이 위치해 있다.

예전엔 한곳에서 마을경로당이 운영되다 지금은 각 마을에 건무경로당과 황산경로당이 위치해 어르신들의 편안한 쉼터가 되고 있다.

“낮에 몸보신으로 토끼탕 끓여 먹고 반주도 한잔씩 하면서 놀고 있었네. 바깥 양반들도 있다가 우리들 편하게 누워 있으라고 집에들 가셨당께. 좀만 있어보소. 얼른 다시 모셔올텐게”라는 여자 어르신들의 볼그레한 얼굴에 한솥밥 나누는 정다움이 느껴진다.

마을앞 건무산의 수목이 거칠게 우거져 있는 모습을 따라 황산이라 불려진 불갑면 황산경로당(회장 김영준 사진)은 길게 형성된 마을 중간에 위치해 오고 가는 어르신들이 자주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여느 시골 경로당과 비슷하게 겨울 농한기에 모여 점심 등을 나누기도 하고 텔레비전 화투놀이 산책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김영준 회장은 “지난해말 갑자기 경로당회장을 맡게 됐다”며 “특별한 것은 없지만 이렇게 마을주민 모두 서로 위하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나이가 좀 더 적으면 솔선수범해 점심식사도 준비하는 등 한마디로 ‘한식구’ 같은 마을이다”고 경로당 분위기를 전했다.

또 “마을 전체라고 해야 30여세대 40~50여명의 주민들로 벼 고추 양파 중심의 소규모 농사를 짓고 있어 마을단합은 최고지만 겨울철에는 달리 소득창출이 없어 소일거리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을 어르신들의 바람을 대신 밝혔다.

이와 함께 모임순씨는 “오전 10시와 오후 3시쯤이면 한명이라도 건무산쪽으로 운동을 가면 줄지어 산책하면서 운동하고 있다”며 “바깥 바람이 좋기도 하지만 요즘 멧돼지가 무리를 지어 마을까지 내려오고 있어 걱정이 되고 무섭기까지 해 실내에서도 운동할 수 있는 운동기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자녀가 보내줬다는 귀여운 운동복이 잘 어울리는 홍연순 어르신은 “봄철 야유회로는 건무마을과 함께 해도 한차 가득하지 않은 농촌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지만 그래도 마을을 잘 이끌고 있는 김영준 회장과 박원재 이장의 보이지 않는 손길로 편하게 지내고 있어 고맙다”며 “우리 마을도 젊은 세대의 귀향·귀촌이 이뤄졌으면 더욱 좋겠다”는 바람이 현실이 되는 2012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