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마을 위해 최선 다하는 마음 고운 ‘욕심쟁이’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묘량면 영양3리 김사순 이장

2012-01-20     박은정
“어이 같이 가세. 얼릉 오랑께 선상님이 벌써 왔딴 말이시.”
마을초입에 위치한 경로당에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여들고 있는 묘량면 영양3리.

이곳은 목포대학교에서 지원해 매주 월, 수, 금 오전에 실시되는 노인맞춤형운동처방서비스에 참석하기 위해 마을어르신들이 찾아든 것.

“우리 마을은 이장이 노인들을 위해 운동프로그램을 꾸준히 따오고 있당께.”
어르신들이 부추기는 소리에 낯빛이 붉어지며 수줍어하는 김사순(57) 이장은 주방에서 어르신들이 준비하던 점심을 돌아보고 있었다.

마을부녀회장을 오랫동안 맡아왔던 김 이장은 지난 2009년부터 마을대표를 맡고 있다.

남편과 농사를 지으며 23년간 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 이장은 시할머니, 시어머니를 시집와 지금껏 봉양하고 있으며 슬하의 3남중 큰아들이 결혼해 손주와 함께 생활하며 4대가 살고 있어 다복한 가정으로 마을에 소문나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당산, 텃재 두개의 자연마을에 31가구 60여명이 살고 있는 묘량면 영양3리.
특히 당산마을은 이규헌 가옥과 조선조 개국공신 이천우 영정 및 이응도 목판 등 조선초기의 문화재를 보유한 유서 깊은 마을로 주민들의 자랑이 되고 있다.

또 2009년부터 묘량면이 아름답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1마을 1화단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곳 주민들은 5만원 10만원 등 십시일반 자금을 희사해 1,000만원의 자금을 확보, 마을에 꽃밭을 조성하고 충북 음성에서 돌을 공수해 와 돌길을 만들어 주변 마을에 모범이 되고 있다.

여느 마을처럼 농한기면 마을 주민들이 모여 식사를 나누며 낮 시간을 보내는 이곳은 김 이장의 노력으로 대한노인회 영광군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영광지사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건강체조교실을 열었으며 올해도 목포대학교에서 지원하는 노인맞춤형운동처방서비스에 따른 다양한 운동으로 여가를 즐기고 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김 이장은 “우리 마을 문화재를 관람하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주민들이 모두 나서 꽃밭을 조성해 마을자랑이 되고 있지만 주민들이 대부분 연로해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며 “면에서 여력이 된다면 노인일자리사업 등과 같은 행정력을 지원해 줬으면 하는 바람과 철쭉꽃밭 주변공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1999년 지어진 마을경로당이 협소해 체조교실 등 주민들이 운동하기가 불편하고 외벽이 낡아 이에 대한 보수공사가 필요하다”며 “배수로공사와 낡은 안길도로 보수공사도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아무리 제가 잘하려고 해도 주민들의 호응과 협조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듯이 지금껏 주민들이 잘 도와줘 마을을 잘 꾸려갈 수 있었다”는 김 이장.

그는 새해에도 주민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마을을 알뜰살뜰 이끌 것을 약속했다.
주민과 마을 그리고 지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음 고운 ‘욕심쟁이’로….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