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이야기를 내 맘대로 만들어요”

● 수잔네의 봄(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 지음 / 윤혜정 옮김 / 보림)

2012-02-17     영광21
촉촉한 보슬비가 잠들어 있던 봄을 깨우면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거리엔 사람들로 북적인다. 여기저기서 봄을 맞이하려는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독일의 작은 마을에도 봄이 찾아온다. 손 안에 잡히는 그림책에 익숙한 아이들이 4m라는 길고 긴 그림책을 만나는 즐거움은 기대이상이다. 처음엔 그림책처럼 한장 한장 넘기며 읽고 마술을 부리듯 쫘르르 펼쳐주면 모든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감탄한다.

주인공의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등장하는 인물 모두가 주인공이 돼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그래서 아이들은 보물찾기를 하듯 집중하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나간다. 엄마가 미처 찾아내지 못한 등장인물을 찾아내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단면도를 그린 듯 3층 집안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시작으로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흥미롭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주인공과 마을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찾아보는 것도 즐겁다.

수수께끼를 풀 듯 펼쳐지는 아름다운 독일 마을의 봄속에서 그림책의 즐거움을 찾았다면 우리 마을의 봄을 찾아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자.

지선아 / 동화 구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