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하고 청렴한 공직자상 구현

김경환 / 전 염산면 부면장

2012-02-23     박은정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보면 심신이 멀쩡한데도 구직은 물론 학업이나 가사·육아 등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 인구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그중에서도 최근에는 20~30대 젊은층의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60대 이상 장년층 은퇴자가 가장 높
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영광지역에도 현직에서 물러난 은퇴세대들이 나름대로 영역을 마련해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보험 대리점에서 김경환(81) 어르신을 만났다.

동글동글 안경 너머로 보이는 얼굴이 순하고 인자해 보이는 김 어르신은 공직에 30여년간 몸담아 활동하다 퇴임한 공직자 출신이다.

염산 축동리에서 형제중 둘째로 태어난 김 어르신은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다 평소 타고난 성품이 어질고 착해 1963년 면서기로 발탁됐다.

이후 염산면사무소에서 1991년까지 근무한 김 씨는 총무계장, 산업계장, 호병계장 등을 두루 거쳐 부면장으로 퇴임했다.

가난하고 헐벗던 60년대, 새마을운동의 역동적인 바람이 불며 근대화의 발전을 이루던 70년대, 민주화 바람이 불며 민심이 거칠게 반항하던 80년대, 본격적인 산업화의 눈부신 성장을 이룬 90년대까지 공직에 몸담아 일했던 김 씨.

“저희가 근무했던 시절만 해도 참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책상에 차분히 앉아서 업무를 본적이 거의 없고 휴일도 없이 밤낮으로 현장을 찾아다니며 민생고를 해결해야 했으니까요. 심지어 모내기 등이 실시되는 바쁜 농사철에는 아예 들판에 천막을 치고 숙식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지난 근무시절을 회상하는 김 씨는 맡은 역할에 항상 성실하고 중간 책임자로서도 윗사람은 깍듯이 보필하고 아랫사람은 너그럽게 감싸 안는 배려 깊은 상사로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이렇게 착실하게 공직생활을 마친 김 씨는 퇴직후 얼마간은 4형제를 키우고 남편을 내조하며 고생한 아내와 여행도 다니고 손주들을 돌보며 지냈다.

퇴직후 일정한 휴식기를 거친 김 씨는 영광문화원 사무국장으로도 일했고 군서농공단지의 한 회사에서 업무부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은퇴후에도 일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부지런히 생활한 김 씨는 1998년부터 자동차보험회사에서 보험영업을 하며 지내고 있다.

“나이도 들고 능력도 별로 없는데 친척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큰 욕심없이 영업을 지탱하고 있다”는 김 씨는 자신의 호인 ‘심산心山’이란 뜻과 같이 큰 산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남은 황혼을 나누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