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우리자녀 어떻게 키워야 하나
기고 / 최병래 <영광교직회장>
2012-03-02 영광21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본의 아니게 꿈을 박탈당하고 꿈다운 꿈이 없이 절망만을 느끼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절망은 정신적 빈곤의 극치다. 정신적 빈곤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으로 만든다. 꿈을 잃은 사람은 막나간다. 그래서 꿈은 인성교육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꿈을 잃은 우리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키우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책무요 교육자의 임무라고 본다.
동국대학 조 벽 교수는 그의 저서 <인재혁명>에서 글로벌 시대의 인재란 하늘과 같이 열린 창의력과 땅과 같이 단단한 전문성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인성을 지닌 천天 지地 인人의 3재三才를 지닌 인재라고 말하고 있다.
창의력은 지극히 일반적인 직장생활에서도 절실히 필요한 능력이다. 창의력은 창의적으로 일을 주도하는 능력이다. 창의력이 주는 즐거움과 감동은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우리생활을 변화 발전시키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요소다.
얼마전 화가 피카소의 그림 한장이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최고 1,800억원으로 15장이 1조원에 낙찰됐다. 이처럼 창의력은 몇푼되지 않은 물감과 창의력을 더해 한국 대표기업 수만명의 직원이 1년동안 밤샘해 벌어들인 순이익과 맞먹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창의력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창의력을 지닌 사람과 그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전자를 창의력의 씨앗이라면 후자는 그 씨앗이 꽃을 피우게 하는 토양이자 환경이다.
백남준이 예술의 도시 파리를 찾은 점, 세종대왕이 젊은 학자들에게 집현전을 만들어 준 점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창의력은 0.1%의 성공률에 도전하는 것이다. 1,000번의 시도에 999번의 실패를 각오한 끈기와 인내 그리고 불굴의 의지를 필요로 한다.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정답 신봉의 교과서적인 지식을 벗어나 호기심, 모험심, 긍정성을 길러주고 실패의 공포증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창의성이란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맘껏 창의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이다.
전문성은 단순히 전문지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성은 전문지식을 넘어 정보화시대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분별 판단하고 융합해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창출해 내는 능력이다.
예일대학 성공지능이론의 창시자인 로버트 스턴버그 박사는 지능은 창의적인 지능, 분석적 지능, 실용적 지능 등 3분야로 구분했다. 이 셋은 서로 상관관계가 없다고 했다. 수능시험을 잘 보게 하는 분석적 지능이 뛰어났다고 창의적 능력마저 우수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전문성을 키워주는 교육은 두뇌라는 그릇에 얼마나 많이 집어넣느냐가 아니라 그릇자체를 얼마나 크게 만들어 주는 가에 있다.
청소년의 두뇌를 지식 ‘창고’가 아니라 지식 ‘창구’ 로 만들어야 한다. 전문성은 실력이 50점이라면 나머지 50점은 관심사다. 빌게이츠가 중학교까지 문제아였으나 컴퓨터가 출현하면서 관심거리를 찾고 성공에 이르렀다. 재능이 관심사를 만날 때 인재가 탄생된다. 아이의 관심사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 여행, 대화로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상황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인성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인성은 배려, 배풂, 봉사, 서비스다. 서비스 산업시대 팀워크를 통한 윈-윈 전략에서 인성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됐다. 다양한 지식과 능력을 지닌 전문가가 함께 팀워크를 이뤄야 하는 세상이다. 인성은 분명히 일할 수 있게 해주는 실력이다. 그래서 글로벌시대 세계 명문대학들의 입시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에서 시행하는 내신, 수능, 논술점수가 아니라 지망생이 학교와 주변에 어떤 유익하고 선한 영향력을 미쳤는가를 따진다. 세계의 명문대학들은 기여하는 사람, 베푸는 사람, 리더십을 지닌 사람, 꿈이 있는 사람을 선발하고 있다.
신세대 우리자녀의 교육은 학교가 중심이 되고 가정과 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매년 꿈을 잃어버린 초·중·고생 200명이 자살하고 있다.
최근 학교가 폭력화 되고 공교육이 붕괴될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안하무인인 학생을 보고서도 제대로 훈계한번 못하는 교사들의 무無소리가 이 나라의 장래에 가장 위태로운 신호다. 하루 빨리 교사들이 스승의 긍지를 가지고 제자리에서 사랑과 열정으로 소명을 다하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