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봄처럼 늘 포근하고 따뜻한 마을로 가꿔 가렵니다”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홍농읍 단덕2리 배정희 이장

2012-03-02     박은정
“어 어메! 이 호박은 누구집에서 농사지은 것이당가? 겉은 늙었는디 속은 영판 찰방지고 좋구만.”

홍농읍 단덕2리 단지동 마을회관. 이곳은 KBS1 방송국 <필통> ‘김피디의 남도 맛길’에서 마을 어머니들과 늙은 호박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만들며 방송촬영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마을회관에 모인 어머니들은 촬영 나온 제작진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연신 터지는 폭소속에 즐거움이 가득했다.

이런 어머니들과 방송 제작진들을 따라 다니며 촬영에 협조하고 있는 배정희(58) 이장도 분주함이 역력했다.

지난 2006년 홍농읍에서 첫 여성이장으로 임명돼 7년째 활동하고 있는 배 이장은 밭농사 1만여평과 논농사 2만여평 등 적지 않은 농사를 지으면서도 마을과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앞장서 일해 주변에 의욕과 열정이 높은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홍농읍 단덕2리는 을진 간음 단지 등 3개의 자연마을이 모여 있으며 50여가구에 1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여느 마을처럼 논농사를 중심으로 고추 등의 밭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은 서로간에 화합이 잘돼 외부 방송촬영이나 단체를 동원한 행사에 1순위로 추천되고 있다.

특히 배 이장 여성특유의 섬세함이 주민간의 단합을 더욱 돈독히 하고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 등의 지원을 적극 도와 마을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배 이장은 “우리 마을은 수백년된 당산나무가 있어 마을의 평화와 주민들의 안녕을 지켜주고 있다”며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이곳에서 당산제를 지내는 전통이 살아있어 마을의 미풍양속이 이어지고 있다”고 마을을 소개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저희 마을은 현재 국비 10억원을 지원받아 교량을 건설중에 있다”고 말하는 배 이장.
그는 “이장으로 활동하며 이것저것 행정에 요구하는 것이 많아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주민들이 희망하는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것이 이장의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밭기반공사가 일부 이뤄져 어느 정도 불편함이 해소됐지만 아직 덜된 부분에 대한 밭기반공사가 마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름철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모정이 없어 모정건립이 시급하다”며 “올해부터 농어촌버스가 마을까지 들어와 주민들이 편리해졌지만 주민들이 농어촌버스를 기다릴 수 있는 승강장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7년째 마을이장을 맡아오면서 늘 마을 곳곳을 누비며 주민들의 안부를 세심히 살피느라 부지런한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는 배 이장.

그는 “주민들의 추천으로 마을이장을 맡아 경험부족으로 미흡한 점이 많았지만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무난하게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어진 상황속에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임하며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일에 더욱 주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노쇄화 돼 가는 마을구조를 개선하고 노인들의 안부를 꼼꼼히 챙기는데 여성이장들의 몫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배 이장은 마을의 애·경사를 함께 챙기고 주민화합을 위한 여러 일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친화력을 무기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