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사이로 농한기 마지막 여유가 머무르는 곳!

동월노인정 / 군남면

2012-03-02     영광21
제법 따뜻한 봄바람 사이로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마을 밖까지 잔잔히 들려온다.

마을 한쪽에서는 고추이식을 시작으로 한해 농사의 출발을 알리고 마을경로당에는 마지막 여유를 즐기듯 점심식사후 한잔의 반주로 세상사는 이야기가 한창이다.

군남면 소재지로 들어서지 않고 염산방향으로 직진해 염산 신성리와 인접한 군남면 동월1리 동월노인정(회장 황연수 사진).

‘마을에 큰샘이 있었다’하여 순천마을로도 불려지는 동월노인정은 1998년 25여평 규모로 지어져 마을어르신들의 편안한 쉼터가 되고 있다.

황연수 회장은 “겨울내내 점심상을 4개 정도 펴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여 놀았는데 이제 날이 풀리고 하나, 둘 농사일이 시작돼 오늘은 적게 모인 것이네”라며 “큰소리 없이 이렇게 화합하며 둥굴둥굴 지낼수 있는 것은 여기 있는 이장이나 부녀회장 등 젊은 사람들의 협조 덕택이다”며 고마움을 전달했다.

또 “경로당 입구에 마련된 안마의자기는 서로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고 있어 효자노릇을 하고 있지만 주방에 마련된 냉장고가 너무 오래돼 문짝이 잘 맞지 않고 덜컹거리는 등 제 구실을 못해주고 있어 살림장만이 필요할 것 같다”며 애로점을 이야기한다.

함께 자리한 김인범 이장은 “우리 마을은 대부분의 농가가 고령으로 농사짓는데 어려움이 따르지만 서로 도와가며 농사짓고 있다”며 “찰보리 등 벼농사를 중심으로 양파 고추 담배 등의 밭농사로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에서 지원되는 보조금 및 마을 주민들과 향우들이 십시일반 나누는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는 동월노인정은 2011년 2월 영광원자력발전소 5팀과도 농촌사랑자매결연을 맺어 한달에 한번 말벗 경로당 청소 등의 도움을 받고 있어 어르신들의 즐거움이 더해졌다.

한편 순천마을은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기전 매년 봄나들이를 다녀오면서 어르신들을 챙기기도 하고 마을단합을 나누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도 마을회의를 거쳐 오는 4월24일 전북 군산으로의 여행지를 정해 꽃구경으로 마음과
몸의 피로를 풀고 한해를 시작하는 출발에 설레임이 가득하다.

고화순 어르신은 “나이가 나이인지라 몸이 예전만 못하지만 편히 쉴수 있고 이야기 나눌수 있는 이곳 경로당이 최고다”며 “여름에는 시정에 모였는데 이번엔 경로당에 에어컨이 설치돼 어쩔란가 모르겠네”라며 여름살이의 기대감을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