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같은 사랑의 손길 이웃 감싸는 따스한 마음

손옥희 <신대꽃난원>

2012-04-19     영광21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후략)
- 김춘수의 꽃 -

도로변 곳곳에 새하얀 벚꽃과 노오란 개나리가 활짝 피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온갖 종류의 꽃은 주는 이나 받는 이 모두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영광읍 사거리 부근에서 <신대꽃난원>을 운영하는 손옥희씨. 그는 영광읍 입석리에서 20여년 전부터 남편과 함께 난만 키우다가 6년전 아이들이 커가면서 손재주도 있고 난 이외의 꽃도 다뤄보려고 읍내로 진출했다.

나주에서 1남4녀중 보지도 않고 데려간다는 셋째딸로 태어난 손 씨는 어릴 적 상경해 서울에서 살던 중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해 신랑 고향인 영광으로 귀향했다.

슬하에 1남1녀를 둔 손 씨는 아들이 다니던 해룡중에서 자모회장을 3년간 하면서 눈에 튀지 않으면서도 할 일을 조용하게 잘 해내는 조력가였고 해룡고 운영위원을 3년간 하면서도 있으면 베풀고 모난 부분은 감싸주고 힘들어하면 다독거리는 학부모였다.

손 씨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해맑은 미소를 먼저 떠올린다. 그런 그녀가 하는 일은 비단 화원 운영만이 아니다. 보이건 보이지 않건 많은 봉사현장에서 그녀를 만날 수 있다.

10년 가까이 1주일에 2번씩 참여하는 이동목욕봉사의 대표격인 영광군자원봉사대원, 생활개선회원, 주민들간 분쟁이 있을 때마다 양쪽 의견을 듣고 합의하게끔 돕는 영광군정조정위원회 위원, 민주평통자문위원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민주당원으로 가입해 지금은 여성홍보부장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바램 하나로 묵묵히 봉사해 오고 있다.

그 또한 지역주민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어서인지 “중소형 마트가 골목까지 진출해 지역상권의 경쟁력이 더 힘들어지고 있는 요즘 도시 백화점에서 양말 한짝 안 사봤다”며 “외지로 나가더라도 영광에서 물건을 사가지고 간다”는 손 씨.

특히 그녀는 근래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다고 한다. 주말에는 결혼식, 피로연 등 꽃배달로 6년여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던 남편이 지난 3월초 안개가 짙게 낀 날 배달갔다 돌아오다 교통사고가 났던 것.

꽃과 같은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손 씨의 손길이 따스한 봄볕으로 지역을 더 밝게 빛내길 소원해 본다.

박은희 기자 blesst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