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서 하는 일도 주민 입장에서 해야 한다”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백수읍 길룡2리 우도봉 이장
2012-04-19 영광21
따사로이 쏟아지는 햇살이 유난히 여유롭게 느껴지는 건 찾아오던 길이 오르막 내리막길이 없이 순탄했고 논으로 가득찬 광활한 대지가 눈앞에 펼쳐져 보이고 뒤로는 아담한 산이 솟아 있어 푹신한 소파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백수읍 길룡리에서 4남2녀중 다섯째 아들로 태어나 서울에서 조경사업을 하다 96년 고향으로 돌아와 정착한 뒤 6년째 마을의 심부름꾼으로 봉사하고 있는 우 이장은 슬하에 아들을 둘 두었다.
벼농사와 고추를 조금 하고 주로 조경사업을 하며 노모를 부인과 함께 모시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20여 주민이 살고 있는 길룡2리는 2만4,000여평에 벼와 고추, 콩을 주로 재배하고 있다.
이 마을은 지리적 특성상 우 이장 내외를 제외한 대다수 주민들이 원불교에 귀의해 살아가고 있다. 뒤에 있는 산이 기도봉이고 ‘내 탓 네 덕’으로 대표되는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대각지가 가까이 있는 영향도 있겠다.
이곳은 예전에는 물이 찼던 곳이었다 한다. 이 때문인지 배를 대고 밧줄로 묶었다던 대선帶船바위가 평지보다 30~40m 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저수지 공사를 하면서 마을의 상징이랄 수 있는 대선바위가 유실될 위기에 처했지만 원상복귀시켜 준다는 약속을 받아 한편으론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됐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이곳 길룡2리도 여느 농촌마을과 비슷하게 젊은이들은 외지로 나가고 농토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지키고 있는 현실 속에서 실제로는 농사를 짓지 않고 토지만 소유한 채 농사일을 위임한 외지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요근래 길룡리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중 하나도 이런 구조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저수지 둑을 5m 가량 높이는 사업을 위해 1만6,000여평을 농어촌공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실제 주민들의 동의보다도 외지에 있는 토지 실소유자들의 동의만으로 진행돼 갈등이 일고 있다. 또한 토지 매매 와중에 실거래가와 공시지가의 차이에서 나타난 보상가격에 대한 주민불만이 나 있다.
이 같은 문제들이 노출된 가운데 진행되는 저수지둑높이기사업으로 마을 주택들의 담이 무너지고 벽에 금이 가고 타일이 깨지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 설상가상 지금까지 한번도 나타나지 않던 송아지가 사산된 경우도 발생해 주민민원이 확대일로에 있다.
한편으로는 저수지 위에 4,000여평 규모의 양계장 신축계획이 강행될 예정이어서 청정지역을 유지하려는 마을주민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우 이장은 행정기관과 주민들간의 가교역할을 하며 ‘나홀로 할매’들이 많아지고 있는 마을에서 역동적인 힘을 내뿜으며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열의를 다하고 있다.
우도봉 이장은 “마을 주민들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서라면 작은 일 하나라도 꼼꼼히 챙기겠다”며 “평화롭던 마을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은희 기자 blesst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