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과 유병률 -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고혈압

의학상식 - 정동성 원장 / 중앙내과

2004-08-27     영광21
고혈압은 진단하기도 쉽고 치료법도 간단하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어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키는 문명병으로서 후진국보다는 선진국에서 중요한 국민보건문제중의 하나다. 1980년대에 들어서 우리나라 사람의 질병도 선진국과 비슷한 양상으로 급속히 변했으며 지난 20년 동안 순환기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약 10배가 증가해 순환기 질환 사망률이 1위로 전체 사망자의 약 30%를 차지하게 됐다.

고혈압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크지만 고혈압이 있는 사람의 46%만이 자신이 혈압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고혈압치료를 하는 사람중 혈압이 높은 것을 아는 사람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며 고혈압치료를 하는 사람의 37%만이 혈압을 적절히 조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어른 다섯 명 중에 한 명은 혈압이 높고 100명중 4명은 중증 고혈압을 앓고 있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 중에도 혈압이 높은 사람은 많이 있다. 사춘기 이전의 어린이의 1%∼2%, 사춘기 청소년의 10% 가까이가 혈압이 높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최저혈압(이완기 혈압)과 최고혈압(수축기 혈압)이 함께 높은 경우도 있지만 둘 중 한쪽만 높은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어느 쪽 혈압이 높거나 합병증을 일으키기는 마찬가지다.

50세 이전의 젊은 사람에서는 최저혈압이 합병증이 생기는데 더 중요하지만 그 후로는 최고혈압이 위험요인으로 더 중요하며 60대 이후에는 최고혈압 뿐 아니가 맥압(최고 혈압과 최저 혈압의 차)이 큰 것도 합병증을 더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최고혈압이 높은 경우는 물론 최저혈압만 높은 경우에도 혈압을 정상으로 낮춰야 한다.

고혈압이 생기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원인을 확실하게 알 수 없고 이런 경우를 일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95%). 한편 고혈압의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를 이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5%). 이차성 고혈압은 주로 젊은 사람에게 많고 원인 질환으로는 만성신우신염, 급성 및 만성 사구체신염 등의 신장질환,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기능 저하증, 갈색세포종, 말단비대증 등의 내분비 질환, 다발성신경염등의 신경계질환, 대동맥 협착증 등의 심혈관 질환, 약물복용, 급성 스트레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