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종기 모여 살며 우애 넘치는 우리 마을 최고”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법성면 대덕3리 장성업 이장

2012-05-03     영광21
요즘 고추농사가 한창이라 밭으로 일하러 나가는 주민들이 많지만 비 온 뒤끝이라 주민들이 가득 모인 법성면 대덕3리 장성업(57) 이장.

비가 오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데 주민들이 많은 모습에 반가울 수가 없었다. 마을 입구에 공장도 많이 있고 비온 뒤라 그런지 주민들도 차분했다.

노모를 모시면서 살고 있는 4남1녀중 맏아들인 장 이장은 4년째 주민들의 심부름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매로 만난 부인과의 사이에 자녀는 1남1녀를 두었다.

장 이장은 30여년간 활동해 오던 새마을지도자회에서 올해 29개 법성마을을 대표하는 법성새마을지도자회 협의회장을 맡게 돼 3년간 더 부지런히 움직여 봉사하게 됐다.

우리마을만의 자랑거리
31가구에 40여명의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대덕3리는 젊은 남성들은 대부분 나가서 일을 하고 논과 밭을 합쳐 3만여평 되는 농토에 주로 쌀과 고추를 재배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다른 마을에서 많이 사라진 전통이지만 정월 대보름이면 서울 등 객지로 나갔던 동네사람들이 고향에 내려와 부모님께 인사도 드리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며 당산나무에 줄도 두르는 등 고향의 정을 나누는 대보름 잔치가 이어지고 있다.

작은 마을치고는 젊은 사람들이 많은 대덕3리는 70대와 30~40대가 모여 선후회를 결성했다. 회원이 13명인 선후회는 선배와 후배가 만나서 1달에 1번 좌담회를 갖고서 마을일에 대해 서로 상의한다. 장성업씨가 이장으로 봉사를 시작했던 시절 결성돼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있다.

지난 번에는 객지에 있는 향우가 희사금을 쾌척해 음식을 장만하고 마을주민들을 모셔서 윷놀이도 하고 상품도 나눠드리면서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객지에 있는 향우들이 금일봉을 전달하는 등 관심을 가져줘서 큰 힘이 된다고 한다.

행정관청에 바라고 싶은 점
마을 주민들은 “1970년대 인력으로 포장했던 마을 안길이 많이 파손됐다”며 “아스콘이라도 깔아서 파손된 안길을 포장해 인명사고에 대비를 했으면 한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또 장순이 노인회장의 동생이 땅을 희사해 지은 정자도 손길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

여름 농한기에는 어르신들의 쉼터인 시정에 뜨거운 햇볕이 그대로 내리쪄 차양막이라도 쳐 그늘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늦가을까지 밤낮으로 모기가 극성이고 새똥이 날마다 쌓여 쉼터인 시정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도 불편해 샷시를 주위로 빙 둘러줬으면 했다.

다리가 아픈 주민들은 “버스를 타러 나가려면 다리에 힘이 없응께 택시를 타고 나가야 해. 버스가 마을까지 왔으면 좋겄어. 목욕탕도 생기면 더 좋겄고”라고 하신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상수도가 들어온지 2년 정도 됐는데 전기, 수도를 좀 볼줄 아니까 앉아서 쉴 틈이 없어요”라며 동네 일을 내 가정 일처럼 하는 장 이장. “예전에 법성에서 50~60° 되는 독한 고량주를 집에서 만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 당시 고량주를 마셨던 남정네들이 환갑도 되기 전인 40대~50대에 저세상으로 많이 가신 뒤 홀로 된 여자어르신들이 마을에 많다”며 마을 어르신들에게 아들 같은 심부름꾼으로 마을 일에 임할 것을 다시금 다짐하고 있다.

박은희 기자 blesst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