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 재롱보면서 즐기는 정감있는 마을 꿈꾼다”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홍농읍 상하4리 김언규 이장
2012-05-24 영광21
올해로 2년째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상하4리 김언규(65) 이장. 4만2천여평의 논과 3,000여평의 밭에 벼와 고추, 매실을 재배하면서 슬하에 2남1녀를 키웠다.
우리마을의 자랑거리
문산, 신흥, 월봉 3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진 상하4리는 45세대에 120여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다.
마을주민이 “이 일대가 원래 바다였다. 바닷물에 잠겨있던 마을을 일제시대 때 천기라는 일본 사람이 전남방조제를 쌓아 바닷물이 빠진 간척지를 개인농장으로 만들었고 우리나라사람에게 임차를 주어 농사를 짓게 했다”고 어렸을 적 마을어르신들에게 들었던 말을 전한다.
이에 김 이장이 “그때부터 수로를 통해 논에 물을 대고 돌고 남은 물을 벽개보에서 받아준다. 지금까지도 쓰고 남은 물을 다시 모아 쓸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마을은 농사짓는데 물걱정이 없다”고 덧붙여 설명한다.
바다가 간척지논이 된 상하4리 주변과 홍농읍 전체 논은 3년전부터 영광군과 한수원(주)에서 지원되는 지역협력자금 등으로 우렁이를 모내기 후 논에 방사해 잡초와 풀을 방제하는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추수 즈음이면 우렁이는 그대로 땅속으로 들어가 유기질비료가 돼 땅의 토질도 좋아지고 영양성분이 풍부한 양질의 쌀을 생산하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간척지쌀의 미질을 더욱 좋게 한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바라는 이야기를 하면 실현되는 것이냐”며 한참동안 말이 없던 주민들이 하나둘씩 바램들을 꺼내 놓았다.
주민들은 “농한기 때 허리가 많이 아파서 안마기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에서부터 “마을에서 500m 이상 걸어서 나가야 버스승강장이 있기 때문에 오전, 오후 하루에 2번이라도 버스가 마을 안으로 들어오면 몸이 아프고 날이 궂을 때 편리하겠다”고 말했다.
또 “원자력발전소의 재료는 품질이 좋은 것을 써도 시원찮은데 값싼 재료를 써서 수리하
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스레트지붕에 석면이 섞여 있어서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는데 지붕개량을 언제쯤 하려는지 모르겠다”는 등 일상생활과 원전 주변지역에 살고 있는 지역특성에서 비롯된 바램 등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처음 이장을 시작할 때는 봉사한다고 했는데 마음처럼 잘 안된다”고 아쉬움을 밝히는 김언규 이장.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60~70대가 주로 살고 있지만 다른 마을 사람들보다 좋다”며 “도시에서 농촌으로 돌아오는 귀농인도 생기고 손주들 재롱도 보면서 이웃간 정감있고 즐겁게 살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담긴 그의 말속에서 안빈낙도의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박은희 기자 blesst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