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가르치기보다 같이 배운다고 생각”

최병훈 / 전 염산초 야월분교장

2012-07-20     영광21

“아이들을 가르친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더 많이 배웠다”며 지난 교단생활을 회고하는 최병훈(64) 전 염산초야월분교장.

영암군이 고향인 최병훈 전분교장은 영암시종초, 목포 덕인고를 졸업하고 초등교원양성소 졸업후 1970년 10월 백수서초등학교에서 첫 교직을 시작했다. 교사로 재직하면서 그는 평상시에는 방송으로 공부하다 방학 때면 대학을 다니며 방송통신대 초등교육과를 졸업한 뒤 시간을 쪼개 광주여대 행정학과 석사과정도 이수했다.

영암에서 출퇴근이 어려워 백수에서 하숙을 하던 최 전분교장은 당시 불편하던 교통편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잊지 않고 백수까지 찾아오시던 어머니의 고역을 고민하다 1972년 영암으로 전근갔다.

그후 강진군, 신안군 하의도 임자도를 거쳐 화순 도곡초 그리고 다시 2009년 염산초야월분교를 마지막으로 2011년 41년간 아이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심어주던 교단을 퇴직했다.

그는 “1971년 백수서초에서 근무할 때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밤늦도록 애들과 함께 하며 고전읽기 군경시대회를 준비했다”며 “경시대회를 영광읍 밖에서는 처음으로 백수서초가 우승했다”고 회상한다.

또한 “3학년에서 6학년까지 학년마다 4명이 모두 우승하며 종합우승까지 차지해 이를 기념해 밴드가 앞장서고 우승기를 들고 다니며 백수 일대를 돌아다녔다”며 “지도를 맡은 내가 열성적으로 시키지 않았는데도 경시대회를 준비했던 학생들이 걸어가면서도 책을 보더라”고 첫부임지에서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 제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최 전분교장은 가르치던 제자들에게 항상 “너희 노력 여하에 달렸다. 공부를 잘 하면 정부 도움으로 외국 유학까지도 갈 수 있다”고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었다.

또한 그는 “내가 나서서 이끌기보다 스스로 이끌어가게 만든다”며 “아이들은 무궁무진하다. 교사가 잘해서가 아니라 그 길만 가르쳐주면 훨씬 능가하는 재주를 부리더라”고 말한다.

그는 교단에 있는 현직 후배교사들에게 “아이들 가르친다고 생각하면 못 따라줄 때 피곤하고 짜증이 나서 즐겁지 않지만 같이 배운다고 생각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당부한다.

슬하에 2남1녀를 둔 그는 건강이 좋아 색소폰도 배우면서 동료와 인턴교사 생활을 하면서 정통 침뜸으로 유명한 구당 김남수 옹의 침뜸을 연구·계승·발전시키려는 사람들의 공부방 모임인 <침뜸사랑>에서 또 다른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침과 뜸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박은희 기자 blesst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