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10주년 기념 축시

낮게 나는 새는 귀도 맑다

2012-10-21     영광21

- 영광21신문 창간 10주년에 부쳐 -

임숙희 / 영광실고 교사

월드컵과 대선의 열기
뜨거운 씨앗 품은
그해 가을, 자유와 희망의 뜻 살려
정론의 붓끝 초록의 싹을 틔웠다.

살다보면
무릎 꺾일 날 없으랴만
곡학아세曲學阿世하지 않겠다던 돋을새김
10년 성상에도, 깎이지 않았다.

격랑의 시류時流
태풍에 찢겨나간 실핏줄의 절규
고삿길 창호지에 배어나온 한숨
낮게 나는 새는
고단한 목소리를 가슴으로 담는다.

목요일 아침
어르신을, 아이를, 여성을 섬기는
두레밥상에 배달되는 햇볕
간밤 젖은 빨래를 하얗게 말리며
힘없는 민중들의 어깨에 내려앉는다.
된장항아리 골마지 같은 오래된 그리움들
때죽나무 순백의 수런수런한 꽃송이
일제히 일어서는 종소리로
길을 밝힌다.

약력
1958년 영광출신
조선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졸
(현)영광실고 교사
(현)칠산문학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