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가 있던 터에 세워진 여자들만의 안락한 휴식처”

경로당 탐방 - 양성2리 여자경로당

2012-12-06     영광21

시간 약속을 하면서 출발하겠다는 시간을 도착하는 시간으로 잘못 알아듣고 기다리다 되돌아간 어르신들도 계신 가운데 조촐하게 만난 백수읍 양성2리 여자경로당(회장 김복순).

양성2리는 오래전부터 백수읍 여러 리의 남자어르신들이 모이는 백수노인정이 자리해 어르신들의 따뜻한 ‘요람’이 되고 있다. 또 여자어르신들을 위한 양성2리 여자경로당 이 따로 위치해 어르신들의 훌륭한 쉼터가 되고 있다.

이곳 경로당은 당초 부지의 절반을 차지하던 두부공장이 가건물로 있었고 옆에는 정자나무였던 팽나무가 있었는데 15톤 차량이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때 나온 보험료와 한수원(주) 지원금을 합쳐 방2개를 갖춘 여자경로당이 건립됐다.

또한 그 뒤로 주민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부엌을 만들어 지금까지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에어컨과 김치냉장고까지 들여놓아 주민들의 쉼터를 더욱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경로당 밖에 있는 모정은 정자나무 밑에 있어 여름이면 얼마나 시원한지 모른다”는 신복원 이장의 말에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피서를 즐기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절로 상상된다.

그는 또 “이곳엔 샘도 있어서 예전에는 마셨는데 지금은 마을에 수돗물이 다 들어오기 때문에 추억거리로 남아있다”며 “지하수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는 말에서 일을 한 뒤 땀으로 젖은 옷을 벗고 시원한 지하수로 등목을 한 후 시원하다고 했던 아버지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이 지긋하신 한 어르신은 “우리들은 소일거리로 마을 텃밭을 가꾸고 회관에서 밥을 차려 먹는다”며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쌀 외에도 자매결연을 맺은 한수원(주) 직원들이 설이나 추석 명절때면 쌀과 과일을 선물하고 간다”고 고마움을 표시한다.

여자경로당에 청일점으로 온 이성근(81) 어르신은 “지금까지도 글을 잘 읽고 있는데 15년전부터 결명자차를 하루에 2~3잔씩 마시고 있다”고 말해 노안에 좋다는 결명자차의 효능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신 이장은 “이성근 어르신이 홀로 사시면서 건강관리도 잘 하고 계시고 밥도 혼자 지어서 드시면서 깔끔하게 생활하고 계신다”고 소개한다.

경로당이 없었다면 마을에서 제일 넓은 집에 모여서 여가를 함께 보냈을 법하다. 아니면 인심 좋은 집에 모여 밥도 지어서 먹고 따뜻한 방에 모여 추운 겨울을 이겨냈을 터다.
그렇지만 이렇게 편안한 경로당이 있어 멀리 있는 자녀들 또한 한시름 놓을 수 있어 1석2조가 아닐 수 없다.
박은희 기자 blesstoi@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