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식구들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성껏 요리해요”

업체탐방433 - 불갑면 푸른가든

2012-12-13     영광21

불갑면소재지에서 불갑사 방면으로 가다보면 조선시대 주자학의 새물결을 일으킨 강 항 선생을 기리는 내산서원 맞은편으로 도로 오른쪽 한켠에 세워진 <푸른가든>이라는 간판 하나가 바로 한눈에 들어온다.

이 간판에서 농로길로 30여m 올라 가다보면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손님들을 반기고 있는 <푸른가든>(대표 양상근·54, 정정덕·54)>이라는 식당이 포근한 산 아래에 고즈넉이 자리를 하고 있다.

이곳에선 주 메뉴인 옻닭을 포함해 토끼탕, 붕어찜 등의 요리로 손님들을 맞고 있다. 양씨 부부가 이 식당을 시작한 지는 2000년 8월 여름 무렵. 한 자리에서만 어느덧 12년째 식당 운영을 해오고 있다.

한 식당에서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정도의 세월을 겪은 양씨 부부의 걸어온 여정도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았다. 

조류독감으로 인한 어려움도 극복

부부가 처음 식당을 시작해 몇년은 큰 이익도 없이 계속 투자만 하는 어려운 시절을 겪기도 했다.

당시 영광에서 건축 일을 했었던 남편 양씨는 직장에서 번 돈을 이 식당에 투자하면서 틈나는대로 부인 정씨 일을 도와주는 역할을 했었다. 그러다 손님들이 차츰 차츰 늘어나면서 일손이 부족해지자 양씨는 건축 일을 모두 정리하고 현재 아들과 함께 가족 체제로 영업을 하고 있다.

양씨는 “지금 장사를 하는 식당자리가 바로 내 탯자리다”며 “내가 태어나 자란 곳에서 식당도 운영하면서 4천여평의 땅에 고추, 무, 배추, 상추 등을 직접 길러 음식 재료로 쓰고 남으면 팔기도 한다”고 삶의 터전이 된 식당의 소박한 내력을 들려준다.

러나 이들 부부에게는 한때 식당 영업을 접을 뻔한 심각한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식당을 시작한지 채 몇년 안돼 조류독감이라는 악재가 그들을 덮친 것이다. 그래도 양씨 부부는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지 않고 몇 안되는 손님이라도 받아 가면서 어렵게 장사를 유지해 갔다. 

부부는 “조류독감이 찾아 왔을 때는 손님들이 1주일에 1~2팀도 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래도 문을 닫거나 영업을 변경하지 않고 꾸준히 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옻나무·닭 직접 키워 요리

<푸른가든>의 장수 비결은 무엇보다 음식 재료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옻닭 요리의 경우 옻나무와 닭 등을 인근 밭에서 직접 키워 음식에 사용하는게 특징. 또 여기에다 헛개나무, 대추, 당귀, 천궁 등 갖가지 한약재도 듬뿍 곁들여진다.

특히 옻닭에 사용하는 옻나무의 경우 3개월 가량 말린 것으로 사용하는데다 120°C 이상의 불로 2~3시간 이상을 가열해 쉽게 옻을 타는 사람에게도 옻을 덜 오르게 하고 있다.

양상근 대표는 “손님들로부터 제가 무뚝뚝하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그러나 음식만큼은 사랑하는 내 식구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요리에도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양씨는 “얼마 전 다녀간 손님중 한 분이 ‘이곳 옻찰밥의 맛은 실로 환상적’이라는 칭찬에 어느 때 보다 큰 보람을 느꼈다”며 “지금은 광주나 목포 등 멀리에서도 미리 예약을 하고 와서 먹을 정도로 이젠 많이 알려진 상태다”고 전했다.

천년고찰 불갑사의 흔적을 찾고 주변 불갑저수지의 멋스런 정취와 함께 <푸른가든>의 옻닭 요리의 맛도 함께 음미하는 겨울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한편의 정겨운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허광욱 기자 hkw8993@yg21.co.kr

 

 

양상근·정정덕  푸른가든 대표

“찾아준 손님들에게 깊은 감사”

이곳에선 무엇보다 직접 기른 옻나무와 닭을 사용해 옻닭 요리를 하고 있다. 특히 옻은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에서도 혈액순환 촉진, 어혈제거, 위장병, 부인병, 중풍 등에 좋으며 환자의 체력 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우리 식당이 내세울 만한 요리는 10년 이상의 전통을 쌓아온 옻닭이고 토끼탕과 붕어찜 요리도 미식가들을 위해 준비하고 있으니 취향에 맞게 주문해서 드실 수가 있다.  

<푸른가든>을 찾는 손님들에게 앞으로도 무엇보다 정성이 깃든 요리로 최선을 다해 모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