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한 보금자리 역할하는 전통있는 우리 마을”

168 - 묘량면 덕흥1리 김병환 이장

2013-01-04     영광21

주민들의 재추천을 받아 마을주민들을 위해 또다시 봉사의 기회를 갖게 된 묘량면 덕흥1리 김병환(67) 이장.
김 이장은 지난 1982년부터 2004년까지 22년간의 오랜기간 이장역을 맡아 오다가 4년간의 공백을 두고 다시 이장직을 맡게 됐는데 임기가 마무리된 지난해 4월 또 다시 추천을 받은 것이다.

7남매 맏이로 묘량에서 태어난 김 이장은 슬하에 3남1녀를 무난하게 성장시키고 2,000여평 논에는 벼농사를, 600여평의 밭에는 고추농사를 짓고 있다.

김 이장은 “지난 82년 이장으로 활동할 때는 전화기가 없어 3㎞ 정도 거리를 걷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했다”며 “그 당시 묘량면에 이장이 8명이었는데 덕흥리, 운당리, 영양리가 분구돼 현재는 무려 17명에 이른다”고 달라진 상황을 소개했다.

우리 마을의 자랑거리

가리, 고교, 영민농원 3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된 묘량면 덕흥1리는 51가구 80여명의 주민들이 9만 4,000여평에 벼를 심은 뒤 밀농사를 짓고 있고 5곡잡곡을 계약재배하고 있다.

이중 영민농원은 천주교에서 땅을 마련해 한센병 환우들이 오랫동안 지내다 그 땅을 나라에 기부하고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해 작년에 안락하고 편리한 보금자리로 새단장을 했다.

이곳 마을주민들은 음력 정월 대보름날이면 모두 모여 마을총회를 갖고 당산제를 모시는 전통이 있다.

김 이장은 “영광, 묘량, 불갑, 대마, 군서 등 5개 지역 농민들이 흙을 말려 갖다 놓으면 영광농협에서 토양성분 검사를 해 미생물과 농약을 선정해준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김 이장은 “1967년부터 나라에서 밀가루를 줘서 수입밀가루맛을 알게 됐는데 그 이후부터 우리밀 농사를 많이 안 짓게 됐다”며 “올해 6월에 우리밀을 수확하지만 우리밀 단체에서 판로가 없다고 해 계속해서 밀농사를 지을지는 모르는 일이다”고 전했다.

마을주민들은 “막해마을에서 가리마을까지 이르는 1.5㎞ 구간이 원래는 농로인데 1974년 경지정리를 하면서 농로를 만들게 됐다”며 “도면상으로는 6m 너비의 농로였는데 예산이 부족했는지 포장은 3m 너비로 하게 됐다”고 알려준다.

그런 이유로 “마을버스가 다닌지 10여년이 되는데 일하기 위해 농기계를 끌고 가다보면 마을버스가 오는데도 마땅히 피할 여유공간이 없다”며 “버스가 지나가고 난 시간에 농사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어 농로를 넓혀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했다.

이순애 주민은 “우리 마을은 눈이 내리면 여러차례 다니는 마을버스도 눈이 녹을 때까지 오지 않기 때문에 영광읍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결석할 수 밖에 없다”고 주민들의 “불편한 생활상도 들려줬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김 이장은 “주민들이 적십자 회비, 불우이웃돕기 등 돈을 낼 때는 재빨리 내버리는데 각종 행사 등에 이들을 동원하기가 힘들다”며 “농사를 조금 짓고 있기에 쉬엄쉬엄 이장일을 맡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농사를 안 지을 경우 풀이 자라 몸에 해로운 병균이 침범해 피부병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안타까움을 전하며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봉사할 것을 다짐했다.
박은희 기자 blesstoi@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