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삶이 지금의 아이들을 돌보게 했죠”
김정은<멋쟁이지역아동센터장>
영광읍 덕호리에 있는 멋쟁이지역아동센터 김정은(56) 센터장은 긴 이야기 끝에 아이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씨의 눈물에서 당시의 절박한 상황과 함께 그녀의 따뜻한 마음씨를 느낄 수 있었다.
김씨는 “어느 날 동네를 지나가는데 아이들이 놀만한 곳이 없으니까 쓰레기를 태우는 불길 위를 뛰어다니며 노는 것을 봤다”며 “그냥 지나치려다가 ‘저 아이들이 내 자식이라면 그냥 뒀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그 길로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고 말했다.
당시에 김씨는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그냥 둘 수 없었다.
그녀는 불러 모은 10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영광읍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공부할 수 있고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테니 함께 활동하겠냐’는 제안을 한다. 그때부터 김씨가 살림집으로 쓰던 사랑방교회의 뒤편은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고 놀이를 하는 지역아동센터가 됐다.
김씨는 “처음에는 혼자서 아이들도 가르치고 간식도 해서 먹이고 차량 운행도 하는 등 1인 다역을 했다”며 “지금은 한수원이나 삼성, 영광군에서 프로그램 선생님과 간식비 등을 지원해 주지만 당시에는 혼자서 다 해내야 했다”고 고충을 회상했다.
혼자서 이리저리 뛰며 아동센터를 운영하다 보니 김씨의 건강은 더욱 악화돼 ‘문을 닫을까’하는 생각도 했다. 가정도 있고 목회활동도 해야 하는 한 가정의 아내이고 엄마이자 교회의 목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동센터를 찾는 아이들에게서 자신의 유년시절을 발견하고 두번 상처를 주지 말자는 결심으로 마음을 다잡게 됐다.
김씨는 “제가 태어나고 6개월만에 아버지를 여의고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는데 아이들을 보며 나와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이들도 어려운 가정환경에 처해 있는데 아동센터 문을 닫고 모르는 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지금 멋쟁이지역아동센터를 찾는 아이들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26명이나 된다. 그러다보니 처음 19명으로 인가를 낸 것에 비하면 그 수가 많이 늘어 모든 학생을 수용하기에는 학습공간이 턱없이 좁다.
현재 김씨는 아동센터 옆에 부지를 마련하고 35평 규모로 새 건물을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건축비를 마련하지 못해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멋쟁이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은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잡아주는 따뜻한 손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 (061)352-2413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